영어 단어 잼(jam)은 다양한 뜻을 가지고 있다. 16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잼(JAM) 있는 공연'은 거기에 재미까지 표방한다.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현대무용 단체인 '김재덕 프로젝트'와 홍대 등에서 활동해온 '그룹 wHOOL(훌)'이 각각 30분씩 꾸미는 이 무대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으로 관심을 끈다. 록음악과 현대무용, 국악과 보컬 등이 절묘하게 만나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낸다.
두 단체는 우리의 전통 가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낸다. 20대 무용수 7명과 뮤지션 4명으로 구성된 김재덕 프로젝트가 선보이는 작품은 'Darkness PoomBa'로 2008년 CJ 영페스티벌에서 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품바를 현대 무용으로 표현한 셈이다.
무대와 객석 구분도 큰 의미가 없다. 무용수들이 품바 타령에 맞춰 라이브로 춤을 추고, 무대로 내려와 객석에서 춤을 춘다. 전통적 품바의 리듬을 새롭게 편곡한 이 작품은 현대무용 테크닉이 품바의 유머러스한 이미지와 얼마나 잘 어우러지는가를 보여준다.
30대 뮤지션 6명으로 구성된 그룹 훌은 새로운 소리를 찾아나선다. 꽹가리·장구·북·피리·드럼·전자기타·신디 사이저 등이 어우러진 가운데 리더인 최윤상은 물고기 두 마리가 연꽃을 받히고 있는 그림이 장식된 가면을 쓰고 연주한다.
물고기는 물로 로고로 전세계에 흘러들어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임금님에게 바쳐진 궁중 음악 '수제천'이 현대인까지 흥얼거릴 수 있는 리듬으로 거듭난다.
훌의 리더인 최윤상은 "개존의 장르나 음악을 따라하지 않고 새롭게 한다는 것이 철학이다. 일본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부야 재즈가 있다. 전통적인 재즈와 전혀 다르다"면서 "우리의 공연은 잔치 개념이다. 우선 공연 시작할 때 관객에게 복을 준다. '수제천'처럼 관객을 임금님처럼 모시는 전혀 새로운 소리의 결정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잼 있는 공연' 측은 "무대와 객석이 모두 신나는 공연"이라면서 "이 두 단체는 퓨전이나 크로스오버를 표방하지 않는다.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