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쿠담’ 500cc마다 200원 거품 뺀 셀프 생맥주 어때요?
대전 한남대 정문앞의 한 호프집. 새내기 대학생 김종신씨는 직접 맥주를 따라 마시면서 마냥 신기해 했다. 테이블 옆 큰 오크통(2만cc)에 달린 코크를 틀고 자기가 마실 만큼만 따르면 되기 때문.
맥주양은 약 15㎝(6인치)LCD 모니터에 1cc단위로 자동 계산돼 나왔다. 유럽풍 셀프 생맥주 전문점을 표방한 '쿠담'(www.kudamm.co.kr) 매장의 모습이다.
셀프 생맥주집은 예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큰 술통을 상온에 놓아둔 탓에 맥주가 미지근했다. 얼마만큼 마셨는지도 가늠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쿠담의 오크통은 생맥주 맛이 가장 맛 있다는 섭씨 5도에 맞춰져 있다. 항상 신선하고 시원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일행이 마신 양도 정확히 계산된다. 오크통은 '쿠담' 본사가 개발한 특허제품으로 모두 컴퓨터 프로그램이 내장돼 있다.
'쿠담'이 셀프 생매주집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지난 해 6월 대전에서 첫 선을 보인 '쿠담'은 9개월만에 부산·마산 등 지방에 16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오는 25일에는 보라매 공원 인근에 직영점을 오픈하면서 서울에도 입성, 본격적인 수도권 공략에도 나선다.
'쿠담'은 셀프이기에 인건비를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반기승(31) '쿠담' 경영본부장은 "기존 100㎡(약 30평)호프집일 경우, 홀에만 4명의 종업원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2명만 있어도 충분히 운영이 된다"고 자랑했다.
닭·셀러드·튀김·구이류 등 각종 안주 40여가지도 모두 원팩으로 나온다. 뜯어서 데워내면 되기에 주방 인원도 다른 곳보다 1명이 적은 2명으로도 피크 타임 때 손님들의 주문을 거뜬히 소화해낼 수 있단다. 3명의 인건비가 고스란히 절약되는 셈이다.
가장 궁금한 것은 맥주 양이 정확히 계산되는 지 여부다.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테스트해봤다. 시중 500cc 잔에 맥주를 따랐다. 거품이 약 1㎝ 쯤 되게 따랐는데 모니터에 뜬 양은 460cc였다. 시중 500cc 맥주잔의 양이 500cc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계속해서 300cc 잔으로 시험해봤다. 270cc 조금 넘게 나왔다. 보통 생맥주 집에서 500cc 한잔 가격이 2500원(cc당 5원)인 것을 감안하면 '쿠담'에서는 잔당 200원을 아끼게 된다. 4명이 왔을 경우, 몇천원 싸게 마실수 있다. "오크통 내부에 유량센서가 달려 있는데 영업하기 전에 수만번 테스트해봤습니다. 거의 오차가 없었죠." 반 본부장의 설명이다.
개업비용은 얼마나 될까. 인테리어 비용은 평당 250원 남짓이다. 경쟁업체의 300만원보다 많이 싼데 본사가 대전에 있기에 저렴하게 할수 있다고 한다. 100㎡(약 30평)를 오픈할 경우 8000만원정도, 가맹비(700만원)까지 합해도 9000만원(임대료와 권리금 제외)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다른 업체가 1억원이 훌쩍 넘는 것에 비해 적게 든다.
또 안주류 가격도 싸다. 닭한마리 가격이 보통 1만7000원하는데 쿠담은 1만3000원선이다. 반기승 경영본부장은 "대전에 물류창고를 직접 갖고 있기 때문에 안주류의 가격이 저렴하다. 호프집 체인 가운데 물류 창고가 있는 곳은 쿠담 밖에 없다"고 자랑했다.
반 본부장은 "직접 한번 생맥주 맛을 보면 오크통의 장점을 금방 알 수 있다. 현재 일본·중국·유럽에도 특허 출원중이다"며 "점주가 잘되어야만 쿠담도 번창할 수 있다. 서로 윈-윈 할 수 있도록 창업자들에게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작정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1599-9392.
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