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버즈가 제 2의 전성기를 노리고 있다. 2003년 남성 5인조로 데뷔한 버즈는 2007년 멤버들의 군입대와 소속사 이적 문제로 휴식기를 가졌다. 이후 윤우현(29·베이스)은 올초 제대하자 마자 탈퇴한 보컬 민경훈을 대신해 나율(19·보컬)을 영입, 남성 2인조를 결성했다. 지난 16일 스페셜 앨범 '퍼즈버즈(fuzz buzz)'를 발표하고 타이틀곡 '여자가 싫다'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 버즈는 "이번 음반에는 전 멤버 민경훈이 부른 노래 두 곡도 수록돼 있다. 버즈의 오늘과 내일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과도기적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단계 진화하는 버즈가 되겠다"며 웃었다.
-그룹명을 그대로한 이유는."2006년 민경훈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의 계약해지 기간이 됐다. 당시 사무실에서 회의를 했는데 회사에서는 버즈를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했고, 멤버들은 솔로 활동을 하고 싶어했다. 나까지 버즈를 떠나면 버즈라는 그룹은 완전히 공중분해 되거나 아예 다른 사람들로 채워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나 혼자라도 버즈를 이어가고 싶었다. 1집 때 팬들에게 '1000회 단독 콘서트를 할 때까지 버즈를 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다. 그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예전 멤버들이 다시 합류 의사를 밝히면 언제든지 같이 할 의사가 있다. 그래서 일부러 드럼·기타 자리를 공석으로 비워뒀다."(윤우현)
-신곡과 함께 버즈의 리메이크곡을 수록한 이유는."기존의 팬을 안고 함께 가자는 의미다. 그래서 신곡 2곡과 함께 리메이크곡을 앨범에 실었다. 최대한 나만의 특징을 잘 살려서 부르려고 노력했다. 기존의 곡들은 오케스트라가 많이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아날로그적인 전자음악을 많이 썼다. 마치 다른 음악처럼 다가올 것이다."(나율)
-멤버로 발탁된 계기는."중학교 시절 축제 때 노래를 한 적이 있다. 친구가 밴드부 드럼이었는데 나보고 보컬로 서달라고 요청했었다. 그렇게 음악을 처음 시작했고, 대전에서 실용음악학원을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음악 공부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지금의 소속사로부터 먼저 연락을 받았고, 오디션을 봐서 우현이 형과 버즈를 하게 됐다."(나율)
-민경훈과 나율이 만난 적이 있나."이번 앨범 녹음할 때 녹음실에 민경훈 선배님이 찾아왔다. 그 때 만나서 대화를 나눴다. 다음에 더 긴 대화를 나누고 싶다."(나율)
-민경훈과의 비교가 부담스럽지 않았나."사실 가수가 되겠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단지 음악이 좋았을 뿐이다. 게다가 워낙 민경훈 선배님이 잘하셔서 버즈에 들어갈 엄두도 못냈었고, 부담감도 엄청 컸다. 정말 어떻게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나율)
-원래 꿈은 뭐였나."어렸을 때 부터 학교 농구선수로 활동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운동을 하다가 어깨를 다쳤다. 그 이후로 운동을 그만뒀고, 농구선수로서의 꿈을 접었다. 이후 음악에 빠졌지만 연예인이 꿈은 아니었다. 실용음악 학원을 차리는 것이 꿈이었다."(나율)
-군대에 있을 때 좋아했던 아이돌은 누구인가."다 좋아했다. 정말 군인들에게 여자 아이돌은 신이다. 내가 이등병 때 내무반 선임병들이 소녀시대 사인 받아달라고 부탁했다. 마침 소녀시대의 코디네이터가 나의 예전 코디라 사인을 부탁했다. 한 달이 지나도 두 달이 지나도 안 와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뒤늦게 사인이 왔다. 그 날 내무반이 난리났었다."(윤우현)
-휴가 나왔을 때 가장 힘이 됐던 사람은."부모님과 민경훈이다. 민경훈과 술을 마시면서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민경훈은 면회도 종종 왔었다."(윤우현)
-서로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나율은 녹음도 이번 앨범이 처음이었고 거의 백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잘하지만 앞으로 깔끔한 보이스에 자신만의 색깔을 잘 입혀서 매력적인 보컬리스트가 됐음 좋겠다."(윤우현)
"형이 작곡을 잘하시니깐, 내가 작곡하면서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 일촌 신청도 받아줬으면 좋겠다.하하."(나율)
-앞으로의 목표는."예전에 받았던 골든디스크 본상을 또 한 번 받고 싶다. 나율을 보컬로 내세운 버즈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다지고 싶다. 내년 초 소극장에서 장기간에 걸쳐 콘서트를 할 예정이다."(윤우현)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사진=에이원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