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약속을 지켰다. 프로구단의 의미있는 움직임에 아마야구는 활짝 웃었다.
23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 코스모스홀. 제1회 SK 야구 꿈나무 장학금 전달식에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협회·야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단일 구단의 행사로서는 이례적인 장면이었다. 그만큼 행사의 의미가 깊었다. 이날 SK는 임기영(경북고)과 조현명(군산중), 박진수(광주 서석초) 등 21명의 우수 선수들에게 총 2400만 원의 장학금을 수여했다. 김광현·정근우·최정 등 SK를 대표하는 선수들은 야구 꿈나무들과 멘토-멘티 관계를 맺기도 했다.
장학금이 조성된 '이유'를 되돌아보면 의미가 더욱 커진다. SK는 올 초 현대 구단 연고지 분할 보상금 16억 원을 받았다. 신영철 SK 사장 등 주요 관계자는 이 돈을 모두 아마야구 발전을 위해 쓰기로 공언했다. 대한야구협회에 11억원을 기부했고, 5억원은 인천시와 협의해 리틀야구장을 지을 계획을 세웠다. 대한야구협회에 기부한 11억원에서 나온 이자수익으로 국내프로야구단 사상 첫 '야구 장학기금'이 조성됐다.
강승규 대한야구협회장은 "대한민국 야구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세워졌다. 그 동안 눈부시게 발전한 프로야구에 비해 아마추어 야구는 뒷걸음질친 면이 있었는데, 이번 행사가 아마추어 야구 육성의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유영구 KBO 총재는 "SK가 의미있는 일을 해냈다. 내년에는 KBO도 아마추어 야구를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신 사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전국의 우수 학생들을 지원해 프로와 아마추어가 화합하고 상생하는 장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SK는 올 해 98만3886명의 홈 관중을 동원했다. 현장에서는 최근 4년간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업적을 만들며 팬들에게 '승리하는 기쁨'을 선사했다. 프런트는 국내 최고 시설을 자랑하는 인천 문학구장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편안하게 관람하는 재미'를 안겼다. 오프시즌, SK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아마야구를 향해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하남직 기자 [jiks79@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