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을 기다렸다. 그동안 수천억을 썼다.
그러나 모두 허사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2001~200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9년 동안 가장 화려한 선수를 데리고도 16강에서 떨어졌다. 2005년 이후에는 프랑스의 리옹에게 3번이나 발목을 잡혔다. '리옹 징크스'라는 말이 나왔다.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감독인 '스페셜 원' 주제 무리뉴를 데려왔다. 연봉만 148억원이다. 그리고 적의 힘도 빼놨다. 리옹의 주포 카림 벤제마를 640억 원에 모셔왔다. 운명처럼 2010~2011에도 레알 마드리드는 16강에서 천적 리옹을 만났다.
레알 마드리드는 23일(한국시간) 프랑스 리옹의 스타드 데 제를랑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리옹과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전반전 내내 리옹의 기세에 밀린 레알 마드리드는 여러 차례 위기를 넘겼다. 후반전에는 반격을 시작했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세르히오 라모스의 연속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리옹 징크스'가 다시 떠올랐다. 이때 무리뉴 감독은 후반 19분 벤제마 카드를 꺼냈다. 벤제마는 교체 투입되고 1분 뒤 첫 번째 터치에서 선제골을 뽑았다. 레알 마드리드가 리옹이 키운 창으로 리옹 땅에서 처음으로 뽑은 골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5분 뒤 잠그기를 시도했다. 공격을 이끌언 메주트 외칠을 빼고 수비수 마르셀로를 투입했다. 무리뉴 감독의 생각대로 리옹은 델가도가 묶이며 이렇다할 공격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리옹이 골대와 45m거리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프리킥에서 연결된 크로스가 리옹의 수비수 크리스의 어깨를 맞고 떨어졌다. 이 공을 벤제마를 판 돈으로 데려온 바페팀비 고미스가 침착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1-1. 더 이상 골은 나오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리옹 원정 3연패의 징크스는 끊었지만 7경기 무승(4승 3무) 징크스는 이어갔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에서 "리옹 원정에서 득점 한 것에 만족한다. 우리 홈에서 팬들에게 멋진 밤을 선물로 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잉글랜드의 첼시는 같은 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코펜하겐과 16강 1차전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페르난도 토레스는 첼시에서 3번째 경기를 소화했지만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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