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트리플'로 이름을 알린 민효린(25)이 4일 개봉하는 영화 '써니'(토일렛픽쳐스 제작, 강형철 감독)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써니'는 40대 중반의 나이에 다시 만난 여고시절 친구 7명의 '추억찾기'를 그리고 있다. 유호정·진희경·홍진희 등 성인역 7명과 이들의 여고생 시절을 맡은 7명 등 주인공 14명이 나온다.
민효린은 어딘가 비밀스런 카리스마를 지닌 여고시절 수지를 연기했다. 청순한 외모와는 달리 친구를 대신해서 상대방을 혼내주고 욕을 서슴지 않는 인물이다. 민효린은 "원래는 수다스럽고 엉뚱한 구석이 있는 성격인데 이번에 전혀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해 힘들었다"며 "음주 장면에선 진짜로 술을 마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영화는 처음인데.
"그래서 더 긴장됐다. 하지만 지난 VIP시사회 후 지인들이 칭찬을 해줘서 용기를 얻었다. 송중기씨는 '예쁘게 나온다'며 축하해줬고 조권은 '재미있다'며 응원해줬다."
-왜 수지인가.
"처음에는 배역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본 오디션을 봤다. 대본을 계속 보다보니 왠지 수지에게 마음이 갔다. 나와는 다르지만 차갑고 도도한 분위기가 멋져 보였다. 다행히 감독님의 생각도 같으셨나보다."
-소각장에서 각목 들고 하는 액션신이 인상적이었다.
"내 분량 중에 첫번째 촬영이었다. 감정이 무르익기도 전에 액션신을 해야해서 좀 안타까웠다. 불붙은 각목을 내가 휘둘렀지만 나도 겁이 났다."
-포장마차 음주신도 있더라.
"나미(심은경)와 오해를 풀고 서로 속을 털어놓는 장면이다. 빨간 립스틱에 어른처럼 차려입고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는 거였는데 감정이 안 살아서 실제로 소주를 마시면서 찍었다. 평소엔 소주 한 잔에도 취했는데 그때는 반병 이상 마신 것 같다. 그래도 긴장해서 그런지 멀쩡한 게 신기했다."
-말투가 외모와는 딴판이다. 왠지 구수한 느낌이랄까.
"말투가 독특하다고 많이들 그러신다. 고향이 대구라서 약간의 사투리가 배어 있나보다. 또 말을 똑바로 천천히 하도록 연습하다보니 이렇게 된 거 같다."(웃음)
-동안에 글래머러스한 몸매, '베이글녀'다.
"감사할 따름이다. 그러나 어린 이미지 때문에 고생도 했다."
-고생이란.
"'트리플'에서 주연을 맡는 행운을 뒤로 한채 어려보인다는 선입견 때문에 한동안 캐스팅에서 계속 탈락한 적이 있다. 그때는 좀 속상했다."
-'명품코'라는 별명이 있는데 역시 자신 있는 부분도 코인가.
"개인적으론 코보다 내 눈이 마음에 든다."
-이상형은.
"남자다운 스타일이 좋다. 듬직한 사람이 호감간다."
-데뷔 이후 교제한 적은.
"있었다. 거기까지만(웃음)"
-트위터가 조용하던데.
"얼마 전에 시작했다가 거의 그만둔 상태다. 댓글을 열심히 달아드렸더니 어느 한 분이 '한가하신가봐요'라고 적었더라. 그 이후로 좀 좌절했다."(웃음)
-주변 지인관계는.
"유민·이하나 언니와 친하게 지낸다. 유민 언니는 몇 년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나 친해졌다."
-여가시간엔.
"지인들과 카페 같은데서 만나서 수다를 떤다. 혼자 놀기도 잘해서 신사동 가로수길에 나가서 아이쇼핑을 하고 차를 마시기도 한다. 시끄러운 곳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트렌드 리포트 필' 촬영차 한 번 간 것 빼고는 나이트 클럽에 가본 적이 없을 정도다. 성격상 예민한 데도 있나 보다."
-이후 계획은.
"다음달에 방송되는 KBS 2TV 드라마 '로맨스 타운'을 찍고 있다. 이경실·박지영·성유리 등 식모 가운데 막내 역할이다. 당돌한 캐릭터가 될 것 같다."
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