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조성옥 감독은 선수 시절 롯데에서 활약했고, 지도자가 돼서는 부산고·동의대 감독으로 지내며 추신수을 비롯해 수많은 선수를 길러냈다. 아마야구 감독으로 1999년 대통령배 고교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주요 대회에서 십여 차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09년 일구회가 선정한 아마 지도자상을 수상하는 등 명 지도자로 이름을 날렸지만 지난 2009년 50세의 젊은 나이에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 야구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당시 고인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추신수는 은사의 죽음에 큰 애도를 표해 주위를 숙연케 했고, 지난해 12월 스승을 위해 천도재를 지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미국에서의 바쁜 일정으로 약속했던 천도재를 지내지 못했던 추신수는 11개월 만에 약속을 지키게 됐다. 오는 11일 서울 구기동 자비정사에서 천도재 대신 영산재를 지내기로 했다. 영산재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된 가장 높은 불교 의식 중 하나다.
약속이 늦어진 대신 더 정성스러운 의식을 올리게 된 셈이다. 영산재에는 추신수를 비롯해 손아섭·손용석(이상 롯데), 김태군(LG) 등이 참석할 예정이며 추신수의 부모님과 조성옥 감독이 육성한 선수들의 학부모들도 함께하기로 했다.
자비정사 묘심화 스님은 "제자가 스승을 기리기 위해 여는 영산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은사를 생각하는 추신수의 마음에 감탄했다. 성심을 다해 영산재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