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붙여준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의 별명이다. 전북의 클럽하우스가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읍 율소리에 위치해있기 때문이다. 전북을 K-리그 우승으로 이끈 최 감독의 용병술 덕분에 시골의 작은 읍 봉동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강희대제’ ‘2대8 카리스마’ 등의 별명도 있지만 최 감독은 봉동이장이라는 별칭을 가장 좋아한다. 그는 4일 K-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봉동주민이 준비해준 밀짚모자를 쓰고 장화를 신어 완벽하게 봉동이장으로 변신했다.
최 감독은 '봉동이장' 세리머니에 대해 "손에 호미라도 들고 있어야 좀더 완벽했을텐데 아쉽다"며 웃었다. 올해 완주군에서는 최 감독을 명예 봉동이장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일간스포츠가 최강희(52) 전북 감독의 별명으로 유명한 '봉동이장'을 직접 만났다.
실제 봉동이장은 어떤 모습일까. 정확히 말하면 봉동이장이 아니라 봉동읍장이 맞는 말이다. 그래서 봉동읍장을 만나러 봉동읍사무소를 찾아갔다. 읍사무소 2층에 있는 읍장실에는 최 감독처럼 푸근하고 친근한 모습의 신사 한 분이 있었다. 소병주(51) 봉동읍장은 "최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전북 현대가 우승했다. 기분이 어떤가.
"촌 동네에 불과한 봉동을 널리 알려줘 정말 고맙다. 전북 축구단은 봉동의 자랑일뿐만 아니라 전북도민의 자랑이다. 지금처럼 계속 잘 해서 주민들의 사기를 올려줬으면 좋겠다."
-최강희 감독의 '봉동이장'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말 잘 지은 별명인 것 같다.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인터뷰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봤다. 명문팀 감독님답지 않게 소박하게 말하는 모습이 와닿았다. 세련된 이미지보다는 딱 이장님 스타일이다."
소 읍장은 아직까지 최 감독을 직접 만나보지는 못했다. 클럽하우스가 봉동에 있지만 선수단과의 교류가 활발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TV와 뉴스를 통해 최 감독과 전북 현대의 소식을 접하고 있다. 소 읍장은 "바쁘신 와중이지만 꼭 한번 만나뵙고 축하드리고 싶다"며 최 감독과의 만남을 희망했다.
-봉동주민이 직접 밀짚모자와 장화를 준비해 최 감독의 세리머니를 도왔다고 하더라.
"아, 그런가. 잘 몰랐다. (때마침 탁자에 있는 전북도민일보에 나온 최 감독의 세리머니 사진을 보면서) 어느 분인지 몰라도 정말 센스가 뛰어나신 것 같다. 내년에 만약 우승을 한다면 나도 경기장에 찾아가 축하를 드리고 싶다.(웃음)"
-이 곳 사람들은 전북 축구단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연고팀이라 애정이 남다르지만 자주 경기장을 찾거나 하는 편은 아니다. 워낙 나이드신 분들이 대부분이라 그렇다. 그러나 축구단과 농구단(전주 KCC)에 관한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
봉동은 인구가 2만3282명이다. 다른 읍에 비해서는 많은 편이다. 현대자동차와 KCC가 입주해있는 완주산업단지가 있어 그렇다. 그러나 아직 농업을 주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내년에 축구단 클럽하우스가 완공된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클럽하우스와 훈련장을 제대로 짓기 위해 공사기간이 좀더 길어졌다고 들었다. 완공이 되면 봉동이 자랑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명물이 될 것으로 믿는다. 지역 주민들이 클럽하우스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도 된다고 본다."
-클럽하우스가 있는 율소리 주민들은 불만도 있다던데.
"어디든 체육시설이 들어오면 장점도 있지만 피해를 보는 부분도 있다. 아무래도 농민들 입장에서는 훈련 중 발생하는 소음과 야간 조명 때문에 불편함을 토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큰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축구단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사실 축구단과 교류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클럽하우스가 있음에도 그동안 신경을 많이 쓰지 못한 점은 반성해야겠다. 내년부터는 축구단과 좀더 활발히 교류하고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