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두산의 시범경기가 열린 20일 잠실구장에서는 두 신임 감독들의 팽팽한 '기싸움'도 벌어졌다. 시범경기임에도 연달아 그라운드로 달려나와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양팀이 0-0으로 맞선 2회초 LG의 첫 타자 정성훈이 두산 선발 김선우와 맞섰다. 김선우가 볼카운트 2-2에서 시속 141㎞짜리 투심패스트볼을 던진 순간 정성훈의 배트가 돌았다. 그러나 약간 높게 제구된 공이 정성훈의 오른 중지를 스쳐 지나갔고, 정성훈은 그대로 타석에 쓰러졌다. 김정국 주심은 몸에 맞는 볼을 선언했다.
그러자 김진욱 두산 감독이 홈플레이트 쪽으로 달려 나오더니 심판원에게 "타자의 배트가 돌아나오는 순간 손에 맞았으므로 헛스윙 삼진이다"고 항의했다. 심판이 두산측의 어필을 받아들여 정성훈을 삼진 처리하자 이번에는 김기태 LG 감독이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정성훈과 함께 "스윙 전 손에 맞았다"고 주장했으나 판정은 다시 바뀌지 않았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7900명의 관중이 들었다. 김기태 감독은 경기 전 "많은 팬들이 구장을 찾았다. 시범경기라고 해서 '시범'하듯 경기를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시범경기'를 '시범'으로 넘길 수 없는 '새내기 감독' 두 명이 엮어낸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