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수원 삼성 서포터스가 뿔났다.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K-리그 21라운드에서 0-2로 뒤진 후반 30분경부터 종료 휘슬이 울린 이후까지 윤성효(50) 감독 퇴진 구호를 외쳤다. 수원의 성난 팬심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수원은 이날 0-3으로 졌다. 최근 포항전(0-5), 경남전(0-3) 포함 3연속 참패다. 경남전에서는 서포터스 중 일부만이 감독을 바꾸라는 구호를 외쳤으나, 전북전에는 대부분이 감독 퇴진을 요구했다.
경기 후 윤 감독은 "내가 부족해서다.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수원 구단은 홈페이지에 '수원의 저력을 되찾겠다고 약속한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수원 팬들은 "'어떻게'가 빠졌다. 감독을 바꿔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윤 감독은 2010년 6월 차범근 전 감독 후임으로 수원 지휘봉을 잡았다. 그해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K-리그에서 2010년 7위, 2011년 4위에 그쳤다. 올해는 3위(12승3무6패)다. 하지만 대대적인 선수 영입에도 불구하고 경기력의 기복이 심하다. 윤 감독의 지도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수원은 최근 3경기 11실점 중 양측면이 무너지며 내준 게 7골이다. 똑같은 패턴으로 계속 실점하고 있다. 요즘 수원 선수들은 패잔병 같다. 점수 차가 벌어지면 경기를 포기하는 듯한 모습이다.
수원 팬들은 윤 감독의 재미없는 축구에도 실망하고 있다. 한 축구 해설위원은 "윤 감독은 숭실대 사령탑 때부터 토너먼트에 적합한 이기기 위한 축구를 펼쳤다. 수원이 추구하는 '재미있게 승리하는 축구'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원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아닌 K-리그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그러나 선두 전북과의 승점 차는 어느덧 7점까지 벌어졌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우려와 함께 계약기간이 내년 6월까지인 윤 감독 경질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석명 수원 단장은 항간에 떠도는 사령탑 교체설에 대해 발 빠르게 진화에 나섰다. 그는 15일 "윤성효 감독 체제로 계속 간다. 설령 올해 우승을 못하더라도 구단이 먼저 나서 의리를 저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호 초대 감독은 8년, 차범근 2대 감독은 6년5개월간 재임한 뒤 둘 다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