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닛산·혼다 등 일본차가 국내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다. 올 연말 연달아 신차를 내놓으며 독일차가 점령한 수입차 시장을 공략한다. 신차로 판대 대수를 늘리겠다는 생각이 전부는 아니다. 새 차를 내놓으면서 판매량 증가와 함께 일본차의 경쟁력에 대해 인정받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한국 닛산은 지난달 17일 신형 알티마를 국내에 출시했다. 5세대인 뉴 알티마는 실내외 디자인에 큰 변화를 줘 중형차 시장에 돌풍이 예상된다. 가격도 2.5LS모델이 3350만원으로 국산차와 비교해도 비싼 편이 아니다. 11월 말에는 닛산의 고급브랜드 인피니티에서 M시리즈 사륜구동이 나올 예정이다.
한국 토요타도 올해에만 10개의 신차(페이스 리프트 포함)를 내놓으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특히 CUV(크로스 오버 유틸리티) 차량인 벤자를 내놓으며 가족 단위의 운전자를 공략한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패밀리카로 널찍한 실내 공간과 트렁크가 특징이다. 벤자는 '일본차도 다양한 차종이 있다'는 걸 알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 차종이라고 볼 수 있다. 김성환 한국토요타 차장은 "일본 차가 그동안 소극적인 신차 출시로 독일차에 밀린 게 사실이다. 신차를 내놓는 게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다"며 "내년부터 적극적인 신차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올 연말 일본차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이유는 내년에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다"고 분석했다.
신차 출시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혼다 코리아다. 11월 대형 미니벤 오딧세이와 대형 SUV 파일럿 등 2개 모델을 내놓는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스타일이라 운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혼다 코리아는 벤과 대형 SUV(스포츠 유틸리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2월에는 CUV 차량 크로스투어와 스포츠 해치백 모델 시빅5도어, 신형 어코드 등을 출시한다. 수입차가 2달 안에 5개의 차량을 내놓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혼다 코리아는 2008년 수입차 시장 1위(점유율 20.04%)를 달렸지만 독일차 강세와 일본차 성능 논란이 겹치면서 추락했다. 토요타와 닛산도 비슷한 분위기다. 2009년 일본차(토요타·렉서스·닛산·인피니티·혼다)의 국내 수입차 시장 총 점유율은 27.12%였지만 올 1월~9월까지는 17.2%에 그쳤다. 3년 사이 10% 정도 줄어든 셈이다. 반면 독일차(폭스바겐·BMW·벤츠·아우디·미니)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2009년 54.01%에서 올해 1월~9월 67.77%로 13.76%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