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스포츠면 일부 지면을 백지로 발행했다. 약물 스캔들로 올해 메이저리그(ML) 명예의 전당 입회자가 탄생하지 않을 것을 우회적으로 강조하기 위해서다.
뉴욕타임스는 11일(한국시간)자 스포츠 지면의 ⅔가량을 백지로 비워둔 채 발행됐다. 공란의 상단에는 '그리고 헌액자는…(And the Inductees Are…)'라는 제목만 썼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올해 ML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37명의 후보 가운데 단 한명도 입회 자격을 부여하지 않았다. 명예의 전당 입회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것은 역대 8번째로 너클볼 투수 필 니크로가 68% 득표에 그친 1996년 이후 17년 만이다.
상당수의 후보들이 '약물 스캔들'에 휘말린 결과다. 명예의 전당은 '홈런왕' 배리 본즈와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 '거포' 새미 소사 등의 이른바 '약물 스타 삼총사'를 끝내 포함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의 스포츠 에디터인 조 섹스턴은 "(백지 편성이) 야구의 정신을 더럽히는 스테로이드 문제를 새롭고 강력한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