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제품을 비방한 혐의로 하이트 진로 임·직원 4명이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는 24일 롯데주류가 생산하는 소주 ‘처음처럼’ 원료인 알칼리 환원수의 유해성을 주장하며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명예훼손, 업무방해)로 주류업체 하이트진로 황모(57) 전무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소주 ‘처음처럼’이 알칼리 환원수로 만들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제작하거나 음해성 내용을 유포한 혐의(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로 소비자TV 김모(32) 시사제작팀장과 화학박사 출신 김모(66)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조사결과 황 전무 등은 본사 영업본부 및 마케팅담당 임직원, 주요 권역별 임직원들과 함께 전국 각 지역 영업담당 직원들에게 소비자TV의 동영상과 본사에서 제작한 비방 현수막, 만화 등을 전달하고 구전이나 SNS를 통해 영업에 활용토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황 전무는 지난해 3월 롯데주류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하자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구전 또는 동영상, SNS, 블로그 등을 통해 소비자TV 방송 내용을 전파하고 방송내용이 담긴 전단지, 현수막, 물티슈 등을 제작·배포토록 지시했다.

이에따라 하이트진로 동서울지점과 남서울지점 일선 영업지점의 직원들은 소비자TV동영상을 주류 도매상과 주점 업주, 소비자 등에게 보여주거나 SNS, 인터넷 블로그·카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등을 통해 유포하고, “처음처럼 독인가, 물인가“, “저희 업소는 유해성 논란이 있는 처음처럼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처음처럼 소주, 알칼리 환원수는 인체에 치명적, 제조허가과정도 불법행위 드러나” 등의 문구가 담긴 스티커, 현수막 등을 제작해 경쟁업체의 판매업무를 방해했다.

검찰은 하이트진로 측 임직원 진술내용과 물증 등을 토대로 법리검토 끝에 영업담당 간부들이 악의적인 목적을 갖고 경쟁사를 비방한 것으로 판단, 이들을 재판에 넘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4월 롯데주류는 소주 ‘처음처럼’ 제조에 사용되는 알칼리 환원수에 대한 유해성 루머가 확산되자 루머를 유포했다며 하이트진로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