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프로야구 해설위원 두 사람이 나란히 합격점을 받았다. 해설도 좋지만, 성실한 자세가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NC와 두산의 시범경기를 앞둔 15일 포항구장에 반가운 얼굴이 찾아왔다. 올 시즌부터 MBC스포츠플러스에서 해설위원으로 새 출발한 박재홍(40)·조용준(34) 해설위원이었다. 각각 SK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던 두 사람은 말끔한 사복을 입고 더그아웃을 찾았다.
시종 진지했다. 오랜만에 후배들을 만났지만 사담을 나누기 보다는 부지런히 취재하기 바빴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코치와 감독을 찾아가 질문을 했다. 각자 마련해 온 노트에 꼼꼼하게 필기를 하며 시즌 준비에 여념 없었다. 노트 안에는 올해 두산과 NC의 투수진 운용 계획이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경기 중에도 '열공 모드'는 계속됐다. 이날 경기의 메인 해설은 조 위원이 맡았다. 박 위원은 뒷자리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며 '마음속으로' 해설을 했다. 클리닝타임에는 서로 질문도 하고, 취재 내용도 주고 받는 열정을 보였다.
공부하는 해설위원. 감독들도 반했다. 김진욱 감독은 "박재홍 위원의 해설을 들었다. 상당히 잘하더라. SK에서 야구도 잘하더니 방송도 잘한다"며 극찬했다. 김경문 감독도 마찬가지. 그는 "새로운 시작을 앞둔 친구들이다.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며 흐뭇해 했다.
대충할 생각은 없다. 박 위원은 "경기 전 취재를 열심히 해야 제대로 된 해설을 할 수 있다. 거짓말로 둘러대는 방송은 하고싶지 않다"며 "해설위원들은 선수들이 못할 때 지적을 해야 한다. 존경받을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 하지만, 정확한 해설로 존중받는 위원이 되고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 위원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2년간의 공백을 느끼고 있다. 취재를 열심히 하고도 방송중에 온전히 전하기 쉽지 않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 정확하고 의미 있는 해설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