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의 강력한 경쟁작인 '도타2'가 국내에서 e스포츠로 첫 도전장을 낸다. 서비스사인 넥슨은 올 가을 '도타2' 출시에 앞서 e스포츠대회를 공격적으로 진행한다. 이달 첫 공식대회를 시작으로 올 연말까지 도타2 e스포츠에 20억원을 쏟아붓는다. 게임이 정식으로 나오기 전부터 e스포츠로 바람몰이를 하겠다는 포석이다. 도타2가 전 좌석을 유료로 팔아도 매진될 정도로 국내 대표 e스포츠 종목으로 자리잡은 롤을 추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출시도 전에 e스포츠 시동
넥슨은 23일까지 도타2의 국내 첫 공식대회인 '넥슨 스타터 리그'의 참가자를 모집한다. 현재까지 3000명이 넘게 몰린 이번 대회는 이달말 오프라인 예선으로 8개팀을 가리고 7월부터 본선 레이스를 펼친다. 총 상금 2300만원에 우승팀에게는 1000만원과 오는 8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최대 도타2 리그인 '더 인터내셔널'을 참관하는 기회도 준다.
미국 게임개발사 밸브가 만든 도타2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베타 서비스 중이며 국내에는 올 가을 출시될 예정이다. 넥슨이 국내에서 서비스를 하기도 전에 이같은 e스포츠대회를 진행하는 것은 글로벌 베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한국 게이머를 우선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 이를 위해 글로벌 베타 계정을 한국 서비스에 그대로 옮겨와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시작에 불과하다. 넥슨은 방송으로 중계하는 대회를 비롯해 커뮤니티에서 진행하는 대회 등 크고 작은 대회에 20억원(170만 달러)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 매달 3억3000만원 가량이 e스포츠를 위해 쓰여지는 셈으로 파격적인 지원액이다.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챔피언을 가리기 위해 매년 열리는 더 인터내셔널의 상금(160만 달러)과 비교해도 많은 액수다.
▶롤 잡으려면 e스포츠 육성 필수 넥슨이 도타2를 출시하기 전부터 e스포츠에 공을 들이는 것은 e스포츠가 흥행을 위한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도타2는 5명이 한 팀이 돼서 상대팀의 진영을 파괴하는 액션 실시간 전략(ARTS) 게임으로 전략과 팀워크가 요구되는 e스포츠에 최적화돼 있다. 더구나 e스포츠는 도타2를 즐기는 이용자에게 게임 이외의 재미를 제공해줘 결국은 게임 흥행에도 도움이 된다.
경쟁 상대인 롤을 잡기 위해서도 e스포츠 활성화는 절실하다. 국내 PC방 점유율 40%에 육박할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롤은 e스포츠에서도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지난 15일 열린 '롤 챔피언스 스프링' 결승전의 전 좌석이 유료로 판매됐는데 모두(9797장) 매진됐다. e스포츠 역사상 결승전 전 좌석이 유료로 판매된 것도 처음이지만 7000원~2만5000원하는 티켓이 모두 팔린 것도 최초다. 이같은 e스포츠의 뜨거운 열기는 게임 인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롤 e스포츠의 열기를 보면 도타2가 추격하기에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도타2의 글로벌 대회인 더 인터내셔널이 올해로 3회째를 맞고 있고 실시간 온라인 시청자수 60만명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어 따라잡기가 어려운 것은 아니다. 넥슨의 김인준 도타2 총괄 실장은 "도타2에서 e스포츠는 빼면 안될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앞으로 지속적으로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며 "세계를 휩쓸고 있는 도타2 흐름이 한국까지 이어진다면 도타2가 국내 e스포츠판에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