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6시 15분 방송된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는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7명(고 서지원·김재기·김성재·김정호·채동하·차중락·남인수)을 추모하는 '추모 연가 특집'으로 꾸며졌다. 조장혁·김진호·이정·먼데이키즈·강민경·빅스·김재희는 이들의 명곡을 재해석해 부르며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겼다.
이날 우승을 차지한 김진호는 2011년 세상을 떠난 SG워너비 멤버 채동하를 기리기 위해 '살다가'를 열창했다. 그는 '너 없는 하늘. 웃어도 웃는게 아니고. 초라해 보이고' 등의 가사를 담담히 읊조리며 불렀고 후렴구에서는 어느 때보다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냈다. 김진호의 무대 말미에는 채동하가 살아생전 김진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인터뷰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 채동하는 "우리 활동이 첫 사회활동일텐데 그 나이에 묵묵히 자기 일 열심히 해주는 게 참 고맙다. 여기까지 와준 것도 고맙고. 시작은 미약했지만 그 끝은 창대할 것"이란 말을 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해당 영상이 김진호의 열창과 함께 맞물리자 대기실에 있던 출연진과 방청객들은 감동과 안타까움 섞인 눈물을 흘렸다. 김진호는 "형의 그 간절했던 목소리, SG워너비의 촌스럽고 서툴렀던 시절. 그걸 사람들이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며 "그런 감성을 알게 해준 형에게 감사한다"고 하늘나라에 있는 채동하에게 마음을 전했다.
김재희는 자신의 형이자 부활의 3대 보컬인 고 김재기의 '사랑할수록'을 부르며 먼저 떠난 형을 떠올렸다. 그는 "벅차고 힘들고 어려운 노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수록'을 부르는 건 떠난 형에 대한 예의, 동생인 나의 역할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 말했고 고인이 살아 돌아온 것 같은 무대를 선보여 이목을 모았다.
7개월만에 '불후' 무대에 오른 강민경은 작곡가 정재형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고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를 불렀다. 정재형은 "내가 처음 작곡한 곡"이라며 곡을 소개하더니 "열아홉이면 꽃 같은 나이다. 그런데 그 나이가 멈춰 버렸다. 어린 나이에 데뷔를 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많이 외로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눈물을 보였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은 SNS를 통해 '눈물나고 소름 돋았던 김진호의 무대' 'TV보면서 계속 눈물 흘렸다' '그리운 사람들의 노래라 감동이 더했다' 등의 글을 남기며 프로그램을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