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지난 10일 외국인 타자로 조쉬 벨(28)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LG 구단은 "이름값보다 발전 가능성과 한국 야구 적응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벨은 2010년부터 세 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통산 100경기에 나와 타율 0.195, 4홈런 22타점을 올렸다. 마이너리그에선 아홉 시즌 동안 106홈런을 쳤다. 거포 스타일은 아니다. LG는 스위치히터인 벨이 타선에서 기회를 잇고 득점권에서 안타를 또박또박 때려주길 기대하고 있다.
LG가 해결해야 할 일은 포지션 중복 문제이다. 벨은 3루수이다. LG의 주전 3루수이자 간판 타자인 정성훈과 자리가 겹친다. 벨은 메이저리그에서 수비를 한 85경기 중 83경기에 3루수로 나왔다. 나머지 두 경기는 외야수였다.
LG는 벨이 3루나 1루를 맡아주길 바라고 있다. 벨은 2012시즌부터 마이너리그에서 146경기 중 19경기밖에 안 되긴 하지만 1루수로 뛰었다. 벨과 정성훈이 경쟁을 벌인다기보다 둘의 공존을 통해 전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게 LG의 생각이다.
벨의 가세로 LG 내야는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벨이 3루수로 가는 게 첫 번째 안이다. 정성훈은 2013시즌 실책 14개를 저질렀다. 강습 타구를 종종 놓치고 수비 범위가 좁아지면서 실책이 2012시즌(6개)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LG 구단은 벨의 3루 수비가 안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정성훈이 지명타자로 나서면 공격력 손실 없이 내야 수비를 강화할 수 있다. 1루수는 김용의나 이병규(등번호 7)가 맡으면 된다. 물론 정성훈이 그대로 3루수로 뛰는 그림도 예상해볼 수 있다. 이 경우 벨은 1루수나 지명타자로 간다.
주전 3루수 둘을 보유하게 된 LG는 여유를 갖고 정성훈의 체력을 안배해줄 수 있게 됐다. 올해 서른 네 살인 정성훈은 9개 구단 주전 3루수 중 가장 나이가 많다. 3루수는 앞뒤와 좌우 이동이 많아 수비 부담이 큰 포지션 중 하나이다. 벨이 정성훈의 도우미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벨이 들어와 출전 기회가 줄어들 수 있는 건 정성훈이 아니라 1루수나 외야수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그래서이다. 정성훈은 작년 타율 0.312를 치고 9홈런 62타점을 올리며 중심 타자 역할을 했다. 부상이 아니라면 경기에 빠져서 안 되는 자원이다.
게다가 LG 외야진은 이병규-박용택-이진영이 붙박이로 뛰고 있다. 결국 정성훈의 백업이자 1루수로 뛴 김용의, 1루수와 외야수가 가능한 이병규(등번호 7), 좌익수 정의윤 등이 작년에 비해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김용의와 번갈아 가며 1루수로 뛴 내야수 문선재는 외야수 겸업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