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언더파 김우현, 아버지따라 생애 첫 승 ‘히든 챔피언’





국가대표 출신이지만 프로 무대에선 무명이던 김우현(23·바이네르)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35번째 경기 만에 생애 첫 승의 히든 챔피언이 됐다.

그는 중소기업 제화 업체 안토니&바이네르의 오너인 아버지 김원길(53)씨를 닮았다. 그의 아버지는 중졸 학력으로 구두 만드는 일을 시작해 16년 만에 연매출 400억원을 올리는 국내 콤포트 슈즈 1위 업체를 이끌고 있는 '히든 챔피언'이다.

1일 전남 나주의 해피니스 골프장(파71)에서 열린 KPGA 코리안 투어 제2회 해피니스 송학건설 오픈 J Golf 시리즈 최종 4라운드. 투어 데뷔 3년 차인 김우현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로 6타를 줄인 끝에 최종합계 21언더파를 기록했다. 그러나 우승 스코어는 20언더파로 정정됐다.

스코어카드에 버디를 기록한 5번 홀(파4)의 성적을 3타가 아니라 4타로 적어냈기 때문이다. 골프에서 스코어를 원래 타수보다 적게 기록하면 실격이지만 많게 적는 것은 문제가 없다. 그래도 김우현은 공동 2위 박일환(22·JDX멀티스포츠)과 김태훈(29·이상 15언더파)를 5타 차로 꺾은 대승이었다. 우승상금은 1억원.

여섯 살 때 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갔다가 골프를 시작한 김우현. 그는 골프 입문 17년 만에 아버지 회사의 브랜드를 달고 우승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아들은 "항상 불타는 열정과 열망을 가져라"고 조언한 아버지에게 1~4라운드 동안 한 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일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트로피를 바쳤다.

15언더파 단독선두로 출발한 김우현은 전반 한 때 김성용(38·13언더파 공동 5위)에게 1타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11~13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챔피언 퍼트를 마친 김우현은 기뻐하는 아버지와 깊은 포옹을 한 뒤 장난치 듯 "아버지 한 번 업어드려야 하나"라며 활짝 웃었다. 스코어카드를 잘못 적은 것에 대해 그는 긴 한숨을 내쉰 뒤 "생각도 못했다. 카드를 제출하면서 확인을 했는데…. 순간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고 했다.

KPGA 코리안 투어는 김우현의 우승으로 개막전이었던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의 이동민(29), GS칼텍스 매경오픈의 박준원(28·코웰), SK텔레콤오픈의 김승혁(28) 등 5개 대회에서 4명의 생애 첫 우승자를 배출할 만큼 뜨거운 무명 돌풍이 이어졌다.

최창호 기자 ch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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