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개막하는 브라질 월드컵이 다음달까지 한 달 간의 열전에 돌입하면서 게임계 판도 변화가 주목된다. 대형 스포츠 경기가 열리면 게임 이용자가 줄어들기도 하지만 수혜를 입는 게임도 있다. 과연 이번 월드컵에서 게임은 덕을 볼까, 손해를 볼까.
게임업계는 우선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질 월드컵의 경기들이 하루 중에 게임 이용자가 가장 적은 새벽에 벌어지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와 축구 대표팀의 부진으로 기대가 낮으면서 월드컵 분위기가 뜨지 않는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경기 시간이 아무리 새벽이라도 해도 월드컵 분위기가 뜨거우면 경기를 기다리며 게임을 하기 때문에 영향을 받는다"며 "하지만 이번 브라질 월드컵은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게임업체들은 월드컵 관련 이벤트조차 크게 준비하지 않고 있다.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개발사인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관계자는 "월드컵이라고 해서 별도의 패치나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축구 게임쪽은 다르다. 아무리 분위기가 가라 앉았다고 해도 축구 게임은 월드컵 덕을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넥슨의 온라인 축구 게임 '피파온라인3'는 2012년 12월 서비스 이후 최고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전작인 '피파온라인2'는 동시접속자수 22만명을 기록했으며 월 매출 약 100억원을 올렸다. 피파온라인3는 은근히 이를 넘는 성적을 올리길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아디다스와 손잡고 e스포츠 경기장인 넥슨 아레나에서 응원전을 진행하고 지상파 TV에 CF를 내보내는 등 총력전을 펼친다.
비주류 축구 게임들도 월드컵 효과를 노리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피파온라인3에 밀려 맥을 못추고 있는 '위닝일레븐 온라인 2014'를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끌어올리기 위해 지상파 TV에 광고를 할 예정이다. 조이시티는 길거리 축구 컨셉트의 '프리스타일풋볼Z'를 최근 정식 서비스했다.
모바일 축구 게임들도 스마트폰이 활성화된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을 맞는 것이어서 기대가 크다. CJ E&M 넷마블은 카카오톡용 캐주얼 축구 게임 '차구차구'를 내놓고 모바일 스포츠 게임 정상을 노린다. 한빛소프트의 'FC 매니저 모바일 2014'와 액토즈소프트의 '원포일레븐' 등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들도 월드컵 대목을 놓칠 수 없다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CJ E&M 넷마블은 "지금은 월드컵 분위기가 나지 않지만 막상 경기가 열리면 달라질 것으로 본다"며 "관건은 대표팀의 성적인데 잘 해주면 축구 게임들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