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건' 김우현(23·바이네르)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2007년 김경태(29·신한금융그룹·토마토 저축은행 오픈-GS칼텍스 매경오픈) 이후 7년 만에 투어 첫 승 이후 곧바로 2연속 우승의 진기록을 세웠다. 그는 자신의 우상인 김경태처럼 지난 1일 제2회 해피니스 송학건설 오픈에서 첫 우승을 한 뒤 2주 만에 2연승을 이어갔다.
15일 전남 보성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김우현은 이날 버디 4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한타도 줄이지 못했지만 최종합계 12언더파를 기록한 뒤 연장전 끝에 최준우(35·12언더파)를 물리쳤다. 우승상금 6000만원.
김우현은 시즌 2승이자 2연속 우승에 부담 때문인지 경기 초반부터 크게 흔들렸다. 2번 홀(파5)에서 티샷 OB를 기록한데 이어 8번 홀(파4)에서도 티샷이 OB가 나는 바람에 보기-더블보기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투어 데뷔 7년 차로 생애 첫 승을 노렸던 최준우에게 선두권을 내주고 끌려다녔다.
뉴질랜드 유학파 최준우는 우승 경험은 없었지만 챔피언 조에서 맞붙은 김우현과 통산 2승의 박상현(31·메리츠금융그룹)을 압도했다. 그러나 마지막 두 홀에서 승부의 방향이 틀어졌다. 김우현이 17번 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내며 최준우를 1타로 추격했다. 이제 남은 홀을 마지막 18번 홀(파4). 최준우는 생애 첫 승의 1.5m 파 퍼트를 놓치면서 보기로 김우현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최준우는 연장전에 끌려나갔다가 티샷 실수로 3온 2퍼트 보기를 하는 바람에 파를 세이브한 김우현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김우현은 2연속 우승에 대한 각오가 남달랐다. 그는 최종일 생애 첫 우승을 했을 때의 복장 그대로 플레이에 나섰다. 심지어 양말과 바지, 상의 등 모든 복장을 지난 1일 해피니스 송학건설 오픈 마지막날처럼 차려 입었다. 그는 경기에 앞서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 그래서 모든 마음가짐과 옷차림까지 첫승 당시 때처럼 똑같이 입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우현의 아버지 김원길씨는 이날 "김우현은 우승밖에 몰라?"라는 피켓을 들고 아들을 응원했다. 하지만 김우현은 경기가 끝난 뒤 "아버지 이제는 밀린 계약금 4000만원(메인스폰서십) 주세요. 2연속 우승이잖아요"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김우현의 메인스폰서는 아버지 김원길씨가 오너인 중소기업 제화 업체 안토니&바이네르다. 그는 아버지 회사의 브랜드를 모자에 달고 투어를 누빈다. 그러나 김우현은 "생애 첫 승에 따른 인센티브는 받았는데 계약금은 아직 받지 못했다"고 너스레스를 떨었다.
이밖에 이태규(41)와 김인호(21·핑) 등 3명이 최종합계 10언더파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