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성모(37)는 요즘 화제의 검색어다. 13년 만에 연 '판도라의 상자', 바로 초록매실 광고 패러디로 관심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사실 이 광고는 ‘발라드의 왕자’로 불리던 조성모에게 ‘조매실’이란 조롱 섞인 별칭을 안겼던 별로 달갑지 않은 추억이었다. 한때 초록매실 관련 질문만 받아도 낯을 붉힐 정도로 민감했다. 그랬던 그가 지난달 tvN 'SNL코리아'에서 광고 패러디를 하며 ‘조매실’과 화해했다. 조성모가 던진 이미지 전복에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검색어를 장악하더니, 초록매실 CF 광고계약까지 따냈다. 그를 괴롭혔던 ‘안티’이미지와 화해하며 오히려 길을 찾은 셈.
음반만 냈다 하면 100만장을 쉽게 팔아 치우던 밀리언셀러에서 잊혀진 가수, 그리고 다시 찾아온 전성기. 멀고 먼 길을 돌아 다시 '깨물어 주고 싶은' 가수로 돌아온 조성모와 20세기 추억 여행을 떠난다.
▶#5. 2014년, 다시 찾아온 전성기
아버지를 위해 위해 방송 활동을 조금씩 늘려가던 중, 최근 예상치 못 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tvN 'SNL코리아'에 출연해 유쾌한 ‘사고’를 쳤다. 방송이 나가고 약 2주 만에 광고 제의만 4건을 받았다.
-'SNL코리아'에서 초록매실 광고 패러디를 한 건 정말 '신의 한 수'였어요.
"13년 만에 판도라의 상자를 제가 직접 열 줄은 정말 몰랐네요. 예전엔 초록매실에 대한 질문만 받아도 '카메라 꺼주실래요? 전 가겠습니다'라며 까칠하게 굴 때가 있었어요. 그렇게 싫어했던 걸 제가 스스로 하게 되다니.(웃음) 13년 전보단 목소리도 굵어지고 주름도 늘어서 '널 깨물어주고 싶어'라는 대사를 하면 흉측해서 비호감이 될 거란 걱정이 많았어요. 방송을 보신 분들이 '재밌었다'며 좋은 반응을 보내주셔서 다행이었어요. 이번 방송을 계기로 예능에서 웃음을 드리는 일이 노래로 감동을 주는 일 만큼이나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 제2의 전성기예요. 광고 제의도 받았다고요.
"매실 관련 음료 업체 2곳 외에도 추가로 2군데에서 더 광고 제의를 받았어요. 광고를 못 찍더라도 이렇게 제의를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또 모델 제안을 받았다는 건 이미지가 현재 나쁘지 않다는 의미인 거잖아요. 광고 제의는 대략 7~8년 만인 것 같아요. 다시 저에게 관심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뻐요."
-최근 4년 만에 연 단독 콘서트도 잘 마치셨죠.
"이번 공연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지난 4년 간 심적으로 많은 방황을 했거든요. 계속 가수로서, 연예인으로서 대중 앞에 나서는 게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었죠. 그런데 이번에 콘서트를 하고 또 거기서 관객들에게 좋은 에너지와 힘을 얻었어요. 마지막날 앙코르 무대에선 눈물이 쏟아지더라고요. 절 사랑해준 소녀들이 시간이 지나서 다시 제 앞에서 응원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예전 시절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어요. 정말 감사하더라고요."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지네요.
"사실 지금이 과도기인 것 같아요. 여전히 고민이 많아요. 언젠가 노래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순간이 오겠죠. 매번 공연을 할 때 마다 눈물이 나고 절실한 것도 이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아요. 가수로서 운명이 다할 때 까진 열심히 노래 불러야죠. 방송 활동도 열심히 할 계획이에요. 대중들과 팬 분들을 자주 뵀으면 좋겠네요. 제가 웃기는 사람이 아니지만 항상 웃음을 드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앞으로의 활동도 지켜 봐주세요. 여러분의 마음을 깨물어드릴게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