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한 ML 구장 전문가 머레이 쿡 “한국 변화에 뿌듯함 느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구장 관리 진단-자문 전문가로 정평난 머레이 쿡(Murray Cook)이 지난 23일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요청으로 나흘간의 일정에 따라 한국을 방문했다. KBO 측에서 9개 구단 운동장 관리 관계자 및 구단 담당 직원을 대상으로 구장 유지와 보수에 관련된 전반적인 부분을 시연하고 강의해줄 강사로 초청한 것이다.

머레이 쿡은 스타디움 디자인과 필드 메인터넌스 분야의 최고 전문가이자 MLB 공식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야구장 건립 당시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그의 손을 거쳐간 구장들이 상당수다.

지난해 머레이 쿡은 국내에 1년 동안 머물며 8개의 프로야구장을 순차적으로 현장 답사하며 안전펜스를 비롯한 전반적인 문제점을 진단한 바 있다. 당시 머레이 쿡은 "한국은 선수들이 뛰기에 아주 적합한 환경은 아니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1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머레이 쿡의 얘기를 들어봤다.


- 국내에서 펜스 때문에 문제가 됐었다. 많이 개선된 것 같은가.

"작년하고 비교해 올해 많이 좋아졌다. 한국 야구장에 있는 펜스의 변화에 대해 뿌듯함을 느낀다. 지난 시즌 후 일부 구장들의 펜스를 교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상태가 매우 좋다. 잠실 경우 폭신폭신하고 메이저리그와 비교해도 큰 손색이 없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규정상 보호 패드를 150mm이상으로 활용하는데, 새로 지어지는 고척돔에 넣을 펜스를 두고 80~150mm사이를 두고 고민하는 것을 보고 펜스에 대한 의식이 많이 바뀌어 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1년 만에 국내 야구장을 돌아본 소감이 어떤가.

"전반적으로 구장이 기대 이상이었다. 유지나 보수 면에서도 크게 뒤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히 잠실의 경우 두 팀(LG·두산)이 홈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잔디 상태가 좋고 구장 관리도 잘되고 있는 것 같다. 곳곳에 신경을 쓴 부분들이 보인다."


머레이 쿡이 구장 유지보수의 역사에 대해 프리젠테이션 강의하는 모습. 사진=KBO 제공
머레이 쿡이 구장 유지보수의 역사에 대해 프리젠테이션 강의하는 모습.

사진=KBO 제공


- 국내에는 아직까지 인조잔디가 많다.

"나도 한국에 많은 팀들이 인조잔디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조잔디를 활용할 경우 관리비를 줄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지만, 선수들의 부상방지에는 천연잔디와 비교해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 사실이다. 구단이나 지자체에서 신경을 써서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천연 잔디 활용을 높이는 것이 좋다. 이는 더 나아가 경기력 향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 야구장의 자문을 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점은.

"선수들의 부상을 막는 것이 첫 번째다. 디자인이나 팬 친화적인 부분은 그 다음이다. 선수들의 안전이 우선시되어야,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마음 놓고 뛸 수 있다. 특히 타자들의 부상 방지에 신경을 쓴다. 수비를 하거나, 주루플레이를 할때 흙이 고르지 않거나, 펜스 상태가 좋지 않으면 부상을 입을 수 있다. 그리고 야구장은 북동쪽으로 짓는 것이 가장 좋다."


- 국내 야구 시설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배수 시설에 대한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 장마철에 비가 많이 내려서 경기가 취소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배수 시설만 잘 돼있다면 취소되는 경기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김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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