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전쟁, 2인자의 반격이 성공하려면?



루키 2인자가 반격에 성공했다. 그러나 1인자의 아성을 지키려는 파워도 만만치 않다. 김준일(22·삼성)과 이승현(22·오리온스)의 자존심 대결이 남자 프로농구(KBL) 전반기를 뜨겁게 달궜다. 김준일과 이승현은 1992년생 동갑내기다. 아마추어 시절 맞대결에서는 항상 이승현이 웃었다. 김준일은 연세대 재학 중인 4년 동안 정기전에서 한 번도 고려대의 이승현을 넘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가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이승현이 1순위에 꼽혔다. 김준일은 2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 뒤바뀐 기록

프로무대에서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올 시즌 KBL에서 득점 기록은 김준일이 더 돋보인다. 이제 막 반환점을 돈 KBL에서 김준일은 평균 13.77득점을 올렸다. 국내 선수 중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는 울산 모비스의 귀화선수 문태영(17.46점)이다. 김준일은 센터로 뛰며 외국인 선수와 맞대결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선수를 앞에 두고 과감한 슛을 시도하는 등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팀이 꼴찌에 머물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1인자의 평가를 받는 이승현은 프로무대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 개막 후 8연승을 이끌며 먼저 주목받았다. 하지만 다른 구단의 견제가 심해지며 상승세가 꺾였다. 역할이 바뀌며 아마추어 시절 골밑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던 위용을 뽐내지 못하고 있다. 프로에서는 내·외곽을 오간다. 3점슛을 제법 꽂으며 제몫을 하지만 김준일과 비교하면 2% 부족하다. 올 시즌 이승현은 9.31득점을 올렸다. 한때 1위였던 오리온스는 4위에 머물러 있다.


◇ 개인vs팀

올 시즌 신인왕 판도는 오리무중이다. 개인기록만 보면 당연히 김준일의 몫이다. 하지만 팀 성적이 발목을 잡는다. 1997-1998시즌 이후 단 한 번도 꼴찌 팀에서 신인왕이 나온 기억이 없다. 역대 17명의 신인왕 중 4명만 소속팀이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다.<표참조> 양동근(모비스)과 방성윤(은퇴)은 신인 때 압도적인 개인 기록을 남겼다. 양동근은 11.48득점에 6.12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방성윤은 17.18득점·4.21리바운드를 올렸다. 팀 성적은 부족했지만 기록으로 경쟁자를 압도했다. 김준일에게는 희망적인 얘기다.

다만 이승현을 압도하지 못할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09-10시즌 박성진(28·전자랜드)은 허일영(29·오리온스)과 신인왕 경쟁을 했다. 당시 개인 기록에서는 박성진이 허일영에게 밀렸다. 박성진은 평균 8득점을, 허일영은 평균 10.1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허일영의 소속팀 오리온스가 꼴찌에 머물러 9위에 오른 전자랜드의 박성진에게 신인왕이 돌아갔다. 김준일도 팀이 최하위에 머물 경우 허일영의 악몽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10-11시즌에는 안양 KGC 인삼공사 소속의 박찬희와 이정현(이상 27)이 신인왕 경쟁을 했기 때문에 팀 성적이 중요하지 않았다.

김민규 기자 gangaet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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