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퇴골두(허벅지 뼈)에 혈액순환이 잘 안돼 뼈가 썩는 병인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를 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음주가 잦은 30~50대 남자가 여자보다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들은 대부분 넓적다리 뼈에 급심한 통증을 호소하지만 인공관절 치환술 이외에는 뾰족한 치료법이 없어 고통 속에 지내는 경우가 많다. 도침이 이런 환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줄여줄 수 있는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또 오랫동안 앓고 있던 척추관협착증의 고통에서 벗어난 환자들의 이야기도 소개한다.
허벅지뼈 썩는 최용남씨 "통증 90% 없어졌다" 50세인 최용남씨는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환자이다. 1년 전부터 왼쪽 다리에 힘이 없고 걸을 때마다 통증이 왔다. 최씨는 "다리에 힘을 쓸 수가 없었다. 계단을 오르는 것도 힘들었다.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병원 검사를 받고 나서야 대퇴골두가 썩는 병에 걸린 것을 알았다. 이후 정형외과에서 물리 치료와 주사 치료를 받았다. 치료 후 10일 가량은 괜찮았지만 이후 다시 급심한 통증이 찾아왔다. 결국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했다.
대퇴골두 무혈겅괴사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병이 악화돠면 마지막으로 인공관절 치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인공관절에 수명이 있기 때문에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최씨는 "병원에서 수술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지만 수술을 받으면 일을 못할 것 같아서 내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최씨가 찾은 방법은 도침이다. 우연히 신문을 보다가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도침을 알게 돼 바로 병원을 찾았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의 도침술 원리는 대퇴골두에 혈액 공급이 잘 되지 않는 것을 해결하는 것이다. 관절낭 주변을 치료하고 대퇴골두에 통로를 만들어 혈액 순환을 도와주면 괴사가 중단되고, 손상된 부위의 염증도 회복되고, 통증도 감소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씨는 이달초 2박3일간 도침 시술을 받고 통증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최씨는 "통증이 90% 이상 없어졌다. 다리도 들 수 있게 됐다. 일상생활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아직까지 부작용은 없다"며 "확실히 시술 전보다 좋아진 것 같은데 정확한 경과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허리도 못펴던 김철자씨 "5년 통증서 벗어났다" 가정주부인 김철자(56, 여)씨는 최근 5년 간 고생했던 척추관협착증의 고통에서 벗어났다.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 걸쳐 도침을 받고 나서 허리와 디리 통증이 거의 사라졌다.
김씨는 2010년부터 허리와 다리 통증에 시달렸다. 허리를 제대로 펼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고, 허박지와 뒷다리가 당기고 터질 것 같았다. 김씨는 "통증이 일생화될 정도로 항상 있었다"며 "아침에 일어나려고 해도 한참이 걸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좋다는 것은 다 해봤다지만 그 때 뿐이었다고 했다. 벌침이 효과가 있다고 해서 맞았는데 4~5일이 지나면 다시 통증이 왔다고 한다. 유명한 대형 병원이나 한방병원에서 풍선요법, 추나요법 등을 받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김씨는 "척추관협착증 전문가라고 할 정도로 5년 간 별의별 치료를 다 받았다. 치료비로 쓴 것만 해도 수천만원이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김씨는 남편이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 낸 도침술을 받아보기로 했다.
김씨는 지난 1월 첫 시술을 받고 나서 통증이 40% 줄어드는 것을 느꼈고, 이달초 2번째 시술 이후에는 통증에서 거의 벗어났다고 한다.
김씨는 "시술 전에는 아침에 일어나서 허리도 못 폈고 기역자로 화장실을 갔는데 지금은 허리와 다리를 꼿꼿이 세울 수 있다. 통증도 많이 없어져 날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직까지 부작용은 없다"며 "진작 알았으면 빨리 왔을텐데"라고도 했다.
수술 밖에 길 없던 최민석씨 "일할 희망 갖게 돼" 50세 최민석씨는 수술 밖에 방법이 없다던 척추관협착증을 도침으로 나았다.
최씨는 1년 전 왼쪽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려서 걷는 게 불편하고, 계단도 전혀 오르지 못하고, 물건을 들지도 못했다. 그는 "누워도 허리가 아파서 잠도 못잤다. 일어나기도 힘들어 허리를 흔들다가 안아플 때 일어났다"고 말했다.
최씨는 처음에는 대형 병원에 한 달 간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병원에서 핀을 7개 박는 수술을 하자고 해서 뛰쳐 나왔다. 그런데 유명한 병원에서 거의 다 수술을 하자고 했다. 최씨는 "한 곳만 수술한다고 했으면 받았을텐데 여러 곳을 하자고 하니 겁이 났다. 또 주변에서 수술하고 좋아진 사람을 못 봤다"고 말했다.
최씨는 수술을 하지 않고 치료하는 방법을 백방으로 찾다가 매형이 허리쪽에 시술을 받고 좋아졌다는 도침을 받아보기로 했다.
그는 "허리와 어깨 등 4곳이나 치료를 해야 하는데도 도침으로 쉽게 호전될 수 있다는 말에 처음에는 믿기 힘들었다"며 "그런데 시술을 받으면 나중에 힘을 쓸 수 있다고 해서 몸을 맡겼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해 12월 5박6일, 이달초 7박8일 입원해서 도침 시술을 받았다. 작년말 첫 시술을 받고 나서는 왼쪽 다리가 아파서 절뚝거리며 퇴원했다. 하지만 1주일이 지나고 나서는 왼쪽 다리에 저리고 아픈 것이 없어졌다. 최씨는 "이 때부터 다시 걸어다닐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번째 시술은 다리가 낫고 나서 무리하게 걷다가 허리가 아파서 받았다. 최씨는 "허리 4번, 어깨 1번 시술을 받았는데 몸이 가벼워지고 허리에 힘을 조금씩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제 천천히 일을 해봐도 된다고 하니 다시 희망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최씨는 "부작용은 아직 없다"며 "굳이 말한다면 침 자국이 남아 목욕을 며칠 있다가 해야 하는데 그 자국도 시간이 지나면 없어진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joongang.co.kr
<도침 오해 하지 마세요>도침> Q.무릎 주변에 감각이 이상합니다. 이것도 허리 문제인가요? 무릎 관절의 문제는 아닌가요? A.무릎 주변의 피부분절을 지배하는 신경은 요추 4번 신경이며, 정강이 바깥쪽의 피부를 지배하는 신경은 요추 5번 신경이다. 만약 무릎이 계단을 오르내릴 때 시큰거리거나 붓거나 열감이 있거나 밤에 통증이 심해진다면 무릎 자체의 퇴행성관절염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없이 무릎 주변 피부에 기어가는 느낌·저림·마비감·무력감 등이 나타난다면 이것은 요추 4-5번 신경이 눌려서 나타나는 감각 및 운동 이상으로, 허리를 치료해야 이런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