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지난 4일 "새 외국인 투수 영입 후보였던 히스와 최종 계약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프로야구 관계자는 "한화가 캠프 종료 후 히스와 계약을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내용도 구체적이었다. 계약금 25만 달러에, 1년 연봉을 보장하지 않는 월 단위 계약이다.
한화는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갑작스레 팔꿈치 통증이 발생하는 바람에 비상이 걸렸다. 히스의 기량이 성에는 차지 않지만, 미국에서 새 외국인 투수를 구하는 작업도 지지부진했다. '보험용 계약'으로 묶어둔 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공시 요청만 하지 않으면 외국인선수 교체 한도(2명)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여기에 최근 인터넷에서는 히스의 소재를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히스가 대전에서 메디컬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다"에 "한화 선수들이 히스와 함께 있었다"는 목격담도 전해졌다. 한화는 "히스와 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정규 한화 단장은 10일 본지와 통화에서 "히스에 대해 내부적으로 한 차례 더 검토를 했지만, 최종적으로 계약을 포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히스가 대전에 있었던 건 사실이다. 박 단장은 "일본에서 고향 애틀란타로 가는 비행편이 인천에서 경유를 한다. 대전에서 이틀 정도 체류했다. 대전에서의 목격담은 맞다. 지금은 애틀란타로 떠났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한화
무적 신분인 히스는 "테스트를 통해 입단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한화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달 17일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했다. 일본야구 경험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는 지난 2014시즌 중반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에 입단해 7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했다. 이듬해 재계약이 성공해 3승6패 5세이브 10홀드를 올렸다.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맞았지만, 구위 저하로 인해 중간계투 요원으로 강등됐다. 시즌을 마친 뒤 방출돼 자유의 몸이 됐다.
히스는 김성근 한화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 차례 실전경기에 나섰다. 지난달 22일 LG전에서 2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 했고, 2월27일에는 KIA를 맞아 4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결정을 내리지 못한 김 감독은 히스를 2군 캠프가 열리는 일본 고치로 보내 세 번째 테스트를 받게 했다. 히스는 3일 일본 독립리그 헤이메 만다라를 상대로 2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세 차례 등판을 통해 내린 결론은 '불합격'이었다. 한화는그리고 메이저리그 쪽으로 눈을 돌렸다. 김성근 감독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종료되면 로스터에서 탈락하는 선수가 생긴다. 탈락 선수를 대상으로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의 '히스 계약설'은 해프닝으로 끝날까. 한화가 시즌 개막 직전까지 새 외국인 투수 영입에 실패한다면 테스트를 거친 히스를 활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