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41km 한기주, "통증은 없다"
구위는 합격점이다. 하지만 보직은 아직 미정이다.
김기태 KIA 감독은 16일 오후 광주 NC전을 앞두고 한기주(29)에 대한 이야기를 꽤 했다. 전날 불펜투수로 나왔던 한기주는 3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1-5로 뒤진 5회 등판한 한기주가 무실점으로 버티는 동안 KIA는 동점을 만들었고, 8회 오준혁의 결승홈런에 힘입어 6-5로 승리했다.
김기태 감독은 한기주의 투구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 감독은 "3이닝을 소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문제는 지속성이 있느냐다. 그런데 아침에 체크를 해보니까 불안했던 미세통증이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한기주는 전날 투구수 53개(스트라이크 30개)를 기록했다. 커브(3개)와 슬라이더(19개), 포크볼(7개)을 다채롭게 섞어던지면서 구위를 점검했다. 그리고 우려했던 부상 후유증이 나타나지 않았다.
2009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한기주는 2014년까지 재활군에만 머물었다. 팔꿈치 외에도 두 번의 손가락 수술을 받았고, 어깨에도 칼을 댔다. 지난해 7월 무려 1064일 만에 1군 마운드에 복귀하며 드라마를 썼지만 7경기만 소화하고 다시 재활군에 내려갔다. 모든 게 조심스러웠다.
다시 한 번 다치면 선수 생명에 치명타였다.
하지만 올해 4년 만에 스프링캠프를 참여하는 등 기대감을 높였고, 시범경기 등판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주치의인 이상훈 CM충무병원 원장은 "지금은 통증이 거의 사라진 상황이다. 너무 오래 쉬어서 스피드가 당장 잘 나오지는 않는데, 중요한 건 통증이 거의 없다는 거다. 의학적으로 다시 아파질지 모르겠지만 현재는 던지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부상의 굴레에서 벗어났지만 변화는 불가피하다. 김기태 감독은 "이제는 강속구 투수의 이미지가 아니다. 밸런스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한기주는 15일 경기에서 직구 최고구속이 시속 141km에 그쳤다. 150km 후반의 빠른 공을 던지던 전성기의 구위는 아니었다. 김 감독은 "예전에는 힘으로만 타자를 상대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다"고 말했다.
관건은 보직이다. 롱릴리프를 맡을지 선발에 투입될지 정해진 게 없다. 김기태 감독은 "(선발 여부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조금 그렇다"고 에둘러 답을 피했다. 이어 "롱(릴리프)이나 이런 포지션을 실험해보고, 마지막에 다 해보고 결정하겠다"고 답변을 유보했다.
광주=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