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4위 자리를 놓고 겨룬 마지막 혈투에서 KIA를 제압했다. 승리의 주역은 '호랑이 사냥꾼' 허프와 '양현종 킬러' 문선재였다.
LG는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6-0의 완승을 따냈다. 승리를 추가한 LG는 시즌 성적 69승2무67패를 기록하며 승차마진을 '+2'로 늘렸다. 4위 수성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5위 KIA와 경기를 이기면서 한숨을 돌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2경기였던 KIA와 승차를 3경기로 벌리는데 성공했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 LG는 잔여 6경기에서 3승을 보태면 자력으로 4위를 차지한다.
양상문 LG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허프가 자기 역할을 잘 해준다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유가 있었다. 허프는 KIA에게 좋은 기억이 있다. 지난 15일 잠실에서 처음 만나 7⅓이닝 6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호투하고 승리를 챙겼다. LG는 당시 KIA와 4위 자리를 놓고 혈전을 펼치고 있었다. 허프의 호투 속에 홈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고, 4위를 선점했다.
허프는 기대에 부응했다. 7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총 101개의 공을 던졌고, 스트라이크는 70개를 꽂아넣었다. 공격적인 투구를 하면서도 제구 안정이 돋보였다. 1~3회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순항하던 허프는 4~5회 득점권에 주자를 허용했다. 그러나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홈을 허락하지 않았다. 직구와 체인지업 두 개로 충분했다. 140㎞ 중후반대의 빠른 공으로 카운트를 잡은 뒤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타선에선 양현종 킬러로 유명한 문선재의 활약이 빛났다. 문선재는 올 시즌 양현종을 상대로 타율 0.455(11타수 5안타)·2홈런·3타점을 기록하며 강한 면모를 뽐냈다. 허프가 호투한 지난 15일 양현종을 상대로 시즌 3호 홈런을 날린 바 있다. 양상문 감독은 이를 감안해 문선재를 2번 타순에 배치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문선재는 1-0의 아슬아슬한 리드 상황에서 달아나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6회 선두 타자로 나선 그는 볼카운트 2-1에서 양현종의 체인지업이 한복판에 몰리자 놓치지 않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이 됐다. 문선재는 7회 1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멀티 타점으로 팀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