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다르 타임'이었다. 우리카드가 외국인 선수 크리스티안 파다르의 엄청난 활약을 앞세워 선두 현대캐피탈을 잡았다.
우리카드는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4라운드 홈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0(26-24, 25-17, 25-22)으로 제압했다. 시즌 3연승에 성공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승점 3점을 따낸 우리카드는 시즌 승점 37점을 기록, 삼성화재(35점)을 밀어내고 4위에 올랐다. 3위 한국전력(39점)과 차이는 2점으로 좁혔다. 천적 관계를 끊어냈다. 우리카드는 1~3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에게 모두 패했다. 그러나 이날 승리하며서 마침내 첫 승을 따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면서 "앞에서 순위 싸움을 이끌어가고 싶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선두권 추격을 위해선 이날 선두 현대캐피탈과 경기가 중요했다.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은 외국인 선수 톤의 득점력이 떨어지는 걸 빼면 사실 빈자리가 없다. 전력이 탄탄하다. 그러나 안될 때 약점은 있다. 우리가 올 시즌 전패를 당하고 있지만, 세트스코어 0-3으로 진 적은 없다"며 승리를 열망했다.
우리카드는 1세트 초반 주포 파다르의 순도 높은 공격을 앞세워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의 짜임새 있는 공격에 11-11 동점을 허용했다. 엎치락 뒤치락하던 승부에서 파다르가 해결사로 나섰다. 20-20에서 잇따라 서브에이스를 성공시켰고, 23-23에서 강력한 백어택을 꽂아넣었다. 우리카드는 결정적인 순간 높이를 앞세웠다. 24-24 듀스 상황에서 문성민의 오픈 공격을 박진우가 완벽한 타이밍에 가로막았다. 25-24에서 문성민의 오픈 공격을 나경복이 완벽한 타이밍으로 블로킹하면서 1세트를 따냈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을 더욱 거칠게 몰아붙였다. 파다르에 이어 신으뜸까지 공격을 성공시키며 득점에 가세했다. 레프트 나경복과 리베로 정민수는 상대 스파이크를 온몸을 던져 걷어올렸다. 그렇게 잡은 공격 기회는 파다르가 여지없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파다르는 7-2에서 스파이크 서브를 성공시켜 일찌감치 트리플크라운(서브·블로킹·후위 각 3개 이상)을 달성했다. 우리카드는 16점을 올리는 동안 현대캐피탈을 단 6득점으로 묶었다.
우리카드는 3세트 현대캐피탈의 반격에 주춤했다. 상대 주포 문성민의 강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했다. 김상우 감독은 0-3까지 밀리자 작전타임으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우리카드는 파다르의 공격과 센터진의 블로킹을 앞세워 추격에 나섰다. 10-11에서 파다르가 문성민의 공격을 블로킹을 시켜 마침내 동점에 성공했다.
파다르의 활약은 계속 됐다. 13-13에서 오픈 공격과 서브에이스를 꽂아넣으며 연속 득점을 올렸다. 우리카드는 15-13에서 김광국이 허수봉의 공격을 가로막아 3점의 리드를 잡았다. 현대캐피탈의 추격을 받았지만, 끝내 역전은 허용하지 않았다. 24-22에서 상대 공격 범실로 마지막 득점을 따내 셧아웃 승리를 완성했다. 장충체육관은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파다르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7점을 쏟아부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후위 공격과 블로킹, 서브에이스를 각 3개 이상을 성공시키며 이번 시즌 3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특히 1세트 팀의 21점 가운데 무려 16점을 책임졌다. 한 세트 16득점은 이번 시즌 V리그 한 세트 최다 득점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10월21일 삼성화재 타이스가 기록한 15점이었다. 1세트 공격성공률은 무려 80%에 달했다. 최홍석이 부진했지만, 신예 나경복이 공수에서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