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아직 정확한 노선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도미니카리그 성적을 통해 나바로의 몸 상태와 컨디션은 확인 가능하다. 그는 올 시즌 티그레스 델 리세이 소속으로 뛰었다.
삼성은 지난해 고작 44경기를 뛴 아롬 발디리스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그즈음 시즌 타율 0.217에 10홈런에 그친 나바로도 지바 롯데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삼성은 나바로의 재영입 가능성을 열어 뒀다. 영입 후보 중 한 명이었다. 성적만으론 삼성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로 꼽힌다. 2014~2015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타율 0.297에 79홈런·235타점을 기록했다. 2014년엔 한국시리즈 MVP로 뽑혔고, 2015년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하지만 몸 상태에 대해선 의구심이 있었다. 지난해 일본에서 체중이 많이 불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래서 도미니카 윈터리그에 스카우트를 파견해 나바로의 상태를 살폈다. 그러나 나바로를 볼 수 없었다. "추수감사절(11월 20일) 전 윈터리그에 참가할 것"이라고 했던 나바로는 한동안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성실한 나바로'를 원한 삼성은 그의 영입을 포기했다.
대신 2014~2016년 일본 한신 4번 타자 출신 마우로 고메즈(33)와 협상했다. 계약 세부 내용까지 합의에 이르렀다. 그런데 고메즈는 두 차례나 국내에서 예정된 메디컬 테스트에 응하지 않았다. 구단은 고메즈의 무릎 상태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결국 협상은 중단됐다.
이에 나바로에게 다시 시선이 쏠렸다. 도미니카 윈터리그는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8일 나바로의 소속팀 티그레스 델 리세이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나바로는 삼성 스카우트진이 떠난 이후인 지난해 12월 13일에야 윈터리그에 첫선을 보였다. 첫 경기인 에스트레라스전에선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후 12월 19일까지 정규 시즌 6경기에 나와 타율 0.350(20타수 7안타)·1홈런·3타점을 기록했다.
6개 구단 체제인 도미니카 윈터리그는 팀당 정규 시즌 50경기 스케줄에 다시 상위 4개 팀이 팀당 18경기를 치러 결승 진출 팀을 가린다. 결승전은 9전 5선승제다. 나바로는 준결승 11경기에서 타율 0.231(39타수 9안타)에 무홈런, 2타점에 그쳤다. 하지만 아길라스와 결승시리즈에선 타율 0.406(32타수 13안타)·1홈런·2타점으로 활약했다. 홈런과 타점은 적지만 결승시리즈 팀 내 타율 1위다.
총 26경기에서 주로 3번 타자로 기용되며 타율 0.319·2홈런·7타점. 2루타 2개에 3루타 1개, 19볼넷·13삼진을 기록했다. 높은 타율과 출루율(0.436)을 기록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하지만 KBO 리그 시절 트레이드마크였던 장타가 좀체 나오지 않았다는 게 불안 요소다.
그래도 '성실한 나바로'라면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삼성은 고메즈와 협상 과정에서도 나바로를 계속 체크했다. 새 외국인 투수 재크 페트릭이 나바로와 같은 에이전시에 속해 있다.
나바로 역시 2017시즌에 뛸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한다. 미국 구단과는 빅리그 보장 계약이 어렵다. 일본에서도 실탄 소지 사건에다 불성실한 태도로 논란을 일으킨 나바로를 영입할 구단은 없다. KBO 리그에선 삼성이 보류권을 갖고 있다.
삼성은 고메즈와 협상이 중단된 후 미국 무대에서 뛴 베테랑 외국인 선수와 접촉했다. 그러나 구단이 선수 이적을 거부했다. 삼성은 포지션과 상관 없이 최형우의 이적 공백을 메울 거포 유형의 4번 타자를 찾고 있다. 중심타자 이승엽과 구자욱은 모두 왼손. 나바로와 같은 오른손 타자를 더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