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함께 세계 축구를 양분하고 있는 남미에서도 러시아행 티켓을 놓고 '축구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남미에 주어진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은 4장이다. 남미는 나라 수가 10개국으로 다른 대륙보다 적어 모든 국가가 풀리그로 월드컵 남미예선을 치른다. 10개국이 각각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18경기를 치른 뒤 상위 4팀이 러시아로 향한다. 남미 5위는 오세아니아예선 1위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승리하면 월드컵 본선으로 갈 수 있다.
남미예선은 'MSN의 향연'이라 불린다. 세계 최강의 클럽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뛰는 'MSN 트리오' 리오넬 메시(30·아르헨티나)·루이스 수아레스(30·우루과이)·네이마르(25·브라질)가 남미예선을 뛰고 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를 떠난 'MSN'의 활약을 보는 것이 남미예선의 가장 큰 재미다. 또 바르셀로나에서 진한 우정을 쌓은 이들이 조국을 위해 서로를 겨누고 있는 모습 또한 흥미롭다.
14라운드를 치른 현재 희비가 엇갈렸다. 'MSN' 중 'N'만 보인다. 네이마르는 하늘 높이 비상 중이고 메시와 수아레스는 위기에 직면했다.
◇ 네이마르, '메시'를 압도하다
브라질은 10승3무1패, 승점 33점으로 남미예선 독보적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위 콜롬비아가 승점 24점이다.
브라질은 남미예선 최다골(35골)을 넣은 동시에 최소 실점(10실점)을 기록하며 최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은 이미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단연 '에이스' 네이마르의 활약이 눈부시다. 남미예선에서 네이마르는 '황제' 메시를 압도하고 있다. 그는 남미예선에서 총 6골을 성공시켜 'MSN' 중 득점 1위를 질주 중이다.
브라질은 1차전에서 칠레에 0-2로 패배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2차전에서 베네수엘라를 3-1로 꺾으며 본격적으로 승점 사냥에 나섰다. 이후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7차전 에콰도르전에서 네이마르가 남미예선 첫 골을 성공시키며 3-0 승리를 이끈 뒤 브라질은 더욱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네이마르는 8차전 콜롬비아전(2-1 승)과 9차전 볼리비아전(5-0 승)에서 2경기 연속골을 성공시켰다. 11차전 '최대 라이벌' 메시가 이끈 아르헨티나를 상대하면서도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하며 1골을 성공시켰다. 브라질이 3-0 완승을 했다. 13차전 우루과이전에서도 1골을 작렬시키며 브라질의 4-1 대승을 만들었다. 네이마르의 기세는 29일 열린 14차전 파라과이전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후반 19분 팀의 2번째 골을 넣으며 브라질의 3-0 승리 주역이 됐다.
◇ 수아레스, '위기'의 우루과이 구하지 못했다
우루과이는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2위 자리를 지키다 7승2무5패, 승점 23점으로 3위로 추락했다.
우루과이는 연이은 대패로 위기에 빠졌다. 12차전에서 칠레에 1-3으로 큰 점수 차로 패배하더니 13차전에서 브라질을 만나 1-4 대패 굴욕을 당했다. 경고 누적으로 브라질전에 출전하지 못한 수아레스는 팀의 완패를 씁쓸히 지켜봐야 했다. 위기에 놓인 우루과이는 영웅이 필요했고 수아레스를 간절히 기다렸다. 수아레스가 있고 없고 차이는 크다. 우루과이 공격진 무게감이 다르다. 에딘손 카바니(30·파리 생제르맹) 혼자로는 벅차다. 수아레스가 있어야 우루과이 공격진은 완성된다.
수아레스는 29일 열린 14차전 페루와 격돌에서 컴백했다. 하지만 그는 우루과이를 연패의 수렁에서 구하지 못했다. 90분 풀타임을 뛰었지만 페루에 1-2로 패배했다. 그는 남미예선에서 총 3골을 기록 중이다. 5차전 브라질전(2-2 무)에서 첫 득점을 올린 뒤 8차전 파라과이 4-0 대승을 자축하는 1골을 넣었다. 10차전 콜롬비아(2-2 무)를 상대로도 1골을 추가했다. 우루과이는 페루전에서 수아레스의 4번째 골을 기대했지만 1도움에 그쳤다. 우루과이는 3연패에 빠졌다.
◇ 메시, 남미예선에서 사라지다
'황제' 메시가 남미예선에서 사라졌다.
FIFA는 28일 메시에게 4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13차전 칠레전에서 심판에게 욕설을 한 대가다. 메시가 14차전 볼리비아전에 나서지 못한 이유다.
아르헨티나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아르헨티나는 1차전에서 에콰도르에 0-2로 패배하며 시작부터 흔들렸다. 2차전 파라과이전(0-0 무), 3차전 브라질전(1-1 무)까지 3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서 위기설에 휩싸였다. 4차전 콜롬비아에 1-0으로 승리해 한숨 돌린 아르헨티나는 6차전에서 메시가 첫 득점을 올리자 자신감이 높아졌다. 메시는 6차전 볼리비아전에서 남미예선 첫 골을 넣으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7차전 우루과이전(1-0 승)에서도 골을 신고한 메시는 12차전 콜롬비아전(3-0 승), 13차전 칠레전(1-0 승)까지 2경기 연속 킬러 본능을 드러냈다. 메시가 골을 넣을 때 아르헨티나는 항상 승리를 챙겼다.
메시의 골로 상승세 흐름을 탄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빠지자 바로 무너졌다. 14차전 볼리비아와 격돌에서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하다 0-2로 패배했다. 아르헨티나는 6승4무4패, 승점 22점에 머물며 5위로 추락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메시는 4경기 출전을 정지를 당해 17차전까지 남미예선에 나설 수 없다. 메시가 없는 아르헨티나는 그저 그런 팀에 불과하다.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본선에 가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