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함덕주(22)가 선발투수 데뷔전에서 마지막 문턱 하나를 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함덕주는 6일 수원 kt전에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했지만, 4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5볼넷 8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의 승리 충족 요건인 5이닝에 아웃카운트를 단 한 개만 남겨두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4회까지 위력적인 피칭을 했기에 더 아쉬운 5회였다.
함덕주는 1회 1사 후 kt 주장 박경수에게 불의의 선제 홈런을 내줬다. 볼카운트 2-2서 5구째 직구(시속 143㎞)를 던지다 한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됐다. 박경수가 이 공을 좌월 솔로홈런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함덕주는 금세 안정을 찾았다. 3·4번 타자인 유한준과 조니 모넬을 모두 땅볼로 솎아내고 이닝을 끝냈다. 1회에는 장성우에게 볼넷, 오정복에게 중전 안타를 각각 허용했지만,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3루서 홍현빈과 정현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고 위기를 벗어났다. 3회와 4회 역시 무실점. 3회엔 선두 타자 심우준을 삼진 아웃시켰고, 4회에는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지웠다.
문제는 5회였다. 선두 타자 정현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얻어 맞았다. 다음 타자 심우준이 번트를 대다 포수 파울플라이로 돌아섰고, 홈런을 내줬던 박경수에게는 삼진을 잡아냈다. 그러나 2사 후 급격하게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유한준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고, 모넬도 다시 볼넷으로 걸어 나가 2사 만루가 됐다. 다음은 장성우 타석. 함덕주는 초구만 스트라이크를 잡았을 뿐, 다시 공 4개가 연속으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결국 밀어내기 실점이 나왔다.
두산 벤치는 결국 함덕주를 내리고 신인 김명신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김명신이 이어진 2사 만루서 오정복을 삼진으로 솎아내 함덕주의 실점은 2점에서 멈췄다.
함덕주는 올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5선발 자리를 차지했다. 김태형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함덕주의 경기 감각이 떨어질까봐 (5일 경기가 비로 취소됐는데도) 선발 투수를 바꾸지 않았다. 자신의 페이스대로 잘 던져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4회까지의 함덕주는 기대를 충족시키고도 남았다. 그러나 5회의 함덕주는 아쉬운 숙제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