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패를 끊어낸 뒤 15경기, SK에게 연패는 없었다. 간판 타자 최정이 침묵해도 앞, 뒤 타순에서 쉼없이 터졌다. 타순 변화를 줘도 화끈했다. 팀 홈런과 득점 1위 팀의 저력이었다.
SK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8-3으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는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타선은 4회까지만 홈런 2개 포함 장단 10안타를 기록하며 7득점했다. 경기 중반 이후 불펜 대결에선 접전 승부였다. LG가 6회말 바뀐 투수 임준혁을 상대로 연속 5안타로 3점을 추격을 했다. 하지만 채병용을 올려 상대의 좋은 흐름을 끊었고, 이후 박정배와 김주한이 차례로 올라 8회와 9회도 실점 없이 막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시즌 12승 째를 올렸다. 최근 15경기는 12승 3패.
SK는 선발 라인업이 유동적인 팀이다. 특히 외야와 1루는 선수의 당일 컨디션과 상대 투수와의 궁합을 고려해 맞춘다.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좋다보니 타순도 다양하다. 보통은 3번 타자로 최정을 두고, 김동엽-한동민-정의윤 등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타자들이 이어진다. 하지만 LG전에선 좀처럼 쓰지 않던 타순으로 나섰다. 정진기를 선발에서 빼고, 한동민을 우익수, 박정권을 1루수로 기용했다. 주목되는 점은 한동민의 타순이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로 2번 타자로 나섰다. 5-3으로 승리한 19일 문학 넥센전이후 5경기 만이다.
한 방이 있는 타자들이 최정의 뒷 타순에도 충분히 많다. 상위 타선의 출루율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였다. 19일 넥센전에서도 한동민은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25일 LG전에선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1회초 무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치며 주자를 진루 시켰다. 상대 선발 김대현의 폭투 때 선취점을 올리는 데 기여했다. 3회엔 선두 타자로 나서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선 1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치며 다시 주자를 득점권으로 보냈다. 한동민은 이날 경기 5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한동민의 전진 배치 효과만큼이나 최정의 침묵을 메운 후속 타자들의 활약도 좋았다. 3회 한동민의 솔로포 이후, 최정은 김대현에게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김동엽이 안타와 도루로 기회를 만들고, 정의윤이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최근 타격감이 안 좋은 이재원도 적시타를 치며 공격에 힘을 보탰다. 김동엽은 6-0으로 앞선 7회 2사에서 쐐기 솔로 홈런을 치기도 했다.
경기 초반 다득점을 한 SK는 선발 투수 다이아몬드가 내려간 6회말, 바뀐 투수 임준혁이 2사 이후에만 연속 5안타를 맞고 3점을 내줬다. 하지만 여전히 4점 차이로 앞서고 있었다. 구원 투수들이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상대 타선을 상대했다. 리드를 지켜냈다.
최정은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좌월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앞선 타석 부진을 만회했다. 변수가 생겨도 화력은 여전하다. SK의 저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