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랑]춤·아리랑… 여행에 명사들 '인간극장'을 더하다


 "춤은 추는 게 아니라 추어지는 것이다."

 그의 춤은 짜여진 안무에 따라 추는 것이 아니라 몸이 가락에 맞춰 저절로 움직이는듯 하다. 나름 대로의 형식은 있지만 그날 그날의 감정의 변화에 따라 몸짓이 달라진다. 그의 즉흥춤을 '신에게 받치는 춤이다'고 해서 영무(靈舞)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의 춤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 하용부가 아니라 하용부의 영혼이 춤을 추는 것 같다'라는 느낌이 든다.

 '몸으로 말하는 시인' 하용부(62)의 가업은 '춤'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인간문화재 명무' 하보경이다. 그는 다섯살 때부터 할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전통 춤을 추기 시작했다. 공식적으로 배운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가 추던 춤을 눈으로 보았을 뿐이었다. 그의 몸속에는 4대째 전해오던 '춤꾼 DNA'가 숨어 있었다. 할아버지가 추는 춤을 보기만 해도 그는 곧장 따라했을 정도였다.

 그는 곧바로 춤꾼의 길로 접어들지는 않았다. 공부와 담을 쌓았고 고등학교 때는 '짱'으로 유명했다. 그는 웃으면서 말했다.

 "하도 사고를 많이 쳐서 밀양에 있는 고등학교를 5군데를 다녔다. 남들은 3년 만에 졸업했지만 나는 배울 것이 많아서 5년간 다녔다."

 1981년에서야 할아버지의 제자가 되어서 밀양 백중놀이 연수생, 86년 전수조교가 된 그의 춤 인생에서 전환점을 맞은 것은 1988년이었다. 연출가 이윤택을 만나면서다. 이윤택이 "같이 연극 해보지 않을래요?" 이 한마디가 그의 춤 인생을 바꾸놓았다.

 "그동안 할배의 춤을 모방해서 추던 내가 연극을 통해서 소리와 몸짓의 관계, 무대에서의 표현 방법 등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연극과 춤의 만남. 그건 운명이었다. 2001년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일명 인간문화재)가 됐다. 그는 이윤택에 대해"내 인생의 스승이었고 지금은 동반자이다"라고 설명했다.

 "목표를 두지마라. 자신이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실컷 하다 보면 목표가 생긴다."

이용정보=롯데관광은 '밀양 백중놀이, 하용부와 함께하는 유쾌한 춤사위 2일'상품을 팔고 있다. 출발일은 6월24~25일. 버스로 서울을 출발, 경북 청도의 와인동굴을 거쳐 밀양 연극촌에 도착해서 하용부 선생의 춤을 관람한다. 가격은 2인실 19만9000원, 4인실 18만9000원.
 
아리랑 찾아 반평생-정선 아리랑 박물관장 진용선
 
아리랑 찾아 반평생-정선 아리랑 박물관장 진용선

아리랑은 '우리의 한을 담고 있는 민요'인 줄로만 알았다. 우리 민족이 즐거웠을 때나 슬펐을 때 불런던 노래, 타국땅에서 조국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 부르던 노래. 맞다. 진용선(55) 강원도 정선 아리랑 박물관장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아리랑은 세계인의 마음을 뒤흔든 노래였다. 아리랑이 미국에서는 지금도 가스펠송으로 불려 지고 있는 것을 처음 알았다. 아리랑의 멜로디에 반해서 금발의 미국 미녀가수 엘리 윌리엄스와 네덜란드의 가수 라 에스테탈라가 아리랑을 불렀다. 미국 재즈 연주자 오스카 페티포드와 프랑스의 폴모리아 악단은 아리랑 연주 음반을 냈다.

 또 '대지'의 작가 펄 벅은 '갈대는 바람에 시달려도(The Living Reed)'라는 소설을 통해 아리랑을 소개했다. 그가 지난 30년 가까이 20여 개국을 돌아다니면서 찾아낸 세계 각국의 아리랑들이다.

 진용선 관장이 아리랑에 꽂혀 그의 청춘을 아리랑에 바친 것은 아마도 필연인 것 같다. 그의 고향은 '아리랑의 고장' 정선군 신동읍이다. 그가 아리랑 장인이 된 계기는 무엇일까.

 "대학 시절 아리랑의 '발병난다'라는 가사를 독일어로 번역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리랑의 가락과 노랫말이 오묘하고 아름다운 지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1991년부터 그는 녹음기와 사진기·수첩 하나 달랑 들고 국내는 물론 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미국·일본·네덜란드·프랑스 등 20여개 국을 돌아다녔다. 만주 지방에는 지금까지 40여차례나 다녀왔다. 조선족을 만나고 고려인들을 만나서 아리랑을 녹음기에 담았다. 그는 우리 민족이 만주와 연해주를 거쳐 중앙아시아로 떠나야 했던 그 슬픈 길을 '아리랑 로드'라고 부른다. 

 그는 아리랑을 이렇게 정의했다.

 "아리랑은 누군가의 옷깃에 묻어간 꽃씨와 같다. 오래전 우리 곁을 떠난 아리랑은 꿈과 희망을 노래하며 꽃 피고 있다"고.
 
이용정보=홍익여행사는 진용선의 아이랑 블루스 기차여행 당일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출발일은 6월17일이며 청량리역에서 출발, 정선까지 갔다 돌아온다. 정선에서는 아리랑시장 관광,진용선 관장의 토크쇼 진행 등이 포함되어 있다. 어른 6만9000원, 어린이 4만9000원.

 글·사진=이석희 기자 seri19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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