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는 13일 인천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1피안타 6실점했다. 피안타와 실점 모두 KBO 리그 데뷔 후 개인 최다. 경기 후 평균자책점은 3.41(종전 1.88)까지 치솟았다.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경기를 풀어 간 '과정'이다. 다이아몬드가 한화전에서 허용한 피안타 11개 중 8개가 직구(3개 커브)를 공략당했다. 한화 타자들은 대부분 직구 타이밍을 기다렸다가 때려 냈다. 한화전 다이아몬드의 투구 수는 92개. 이 중 직구가 66.2%인 61개였다. 그리고 커브 29개를 던졌다. 두 구종을 합하면 전체 투구 수의 97.8%였다. 4회와 5회 각각 1개씩 던진 체인지업(2.2%)을 제외하면 사실상 투 피치로 경기를 소화했다.
앞선 등판이었던 지난 7일 인천 넥센전(5이닝 6피안타 3실점) 양상도 비슷했다. 당시 다이아몬드는 전체 투구 수 102개 중 직구(70개)와 커브(28개) 비율이 96.1%로 높았다. 체인지업 4개를 빼면 직구와 커브만 구사했다. 타자 입장에선 수 싸움이 복잡하지 않다. 직구 아니면 커브였다.
투 피치로 롱런하는 선발투수도 있다. 대표적인 게 김광현이다. 현재 팔꿈치 수술 뒤 재활 중인 김광현은 2007년 데뷔 후 직구와 슬라이더로 KBO 리그를 평정했다. 간간히 커브와 체인지업도 구사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 무기는 시속 150km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였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는 다르다. 직구 평균 구속이 140km대 초반에 형성되는 다이아몬드의 투 피치는 경기 중반을 넘기면 공략당하기 일쑤다. 9이닝당 삼진은 3.41개.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9승을 기록한 경험으로 버티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세부 기록은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시즌 이닝당 피안타율을 보면 1~3회가 0.242로 시즌 피안타율(0.292)보다 낮지만 4~6회에는 0.362로 급격하게 높다. 타순이 한 바퀴 돌면 타자들이 대비책을 갖고 타석에 들어선다는 의미다. 13일 한화전에선 피안타 11개 중 8개가 4~5회에 나왔다. KBO 리그 데뷔 후 경기당 평균 4⅔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다.
메이저리그 시절과 비교하면 달라진 게 하나 있다. 확연하게 줄어든 체인지업 비율이다. 미국에선 평균 구속 90마일(144.8km)에 형성되는 직구에 84마일(135.2km) 체인지업과 82마일(132km) 커브를 섞어 던지면서 타자를 상대했다. 미네소타 소속으로 12승을 기록했던 2012년에는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의 비율이 6:3:1 정도였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4년(2011~2013, 2016) 동안 전체 투구 수 대비 10% 안팎의 체인지업 점유율은 변하지 않았다. 100구 중 10개 정도가 체인지업이었다.
▲사진=SK 제공
빅리거 시절 체인지업 통산 피안타율은 0.273으로 직구(0.316)보다 낮았다. 커브의 위력을 배가하고 부족한 직구 스피드를 채우기 위해 체인지업을 서드피치로 활용했다. 하지만 KBO 리그에선 좀처럼 체인지업을 던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다이아몬드는 "내가 가진 커브가 체인지업보다 효과가 좋다고 생각해서 커브를 많이 던졌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체인지업을 던졌다면 더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5이닝 외국인 투수'라는 꼬리표를 떼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다이아몬드가 벼랑 끝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