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가 진행하는 마케팅에는 '팬 프렌들리(친절한·friendly)' '팬 친화적'이라는 표현이 무척 자주 등장한다.
올 시즌 연간회원권 판매를 시작하면서 '팬 친화적 마케팅'을 약속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13일 현재 제주 구단의 모습은 홈 팬들에게 매우 '언프렌들리(불친절한·unfriendly)'하다.
제주 구단은 팬과 구단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소통의 통로'가 꽉 막혔다. 제주 구단은 최근 연고지 이전설에 휩싸였다. 제주 구단은 내년 1월이면 연고 계약이 끝나는데 경기도 용인시가 프로축구단 유치에 나서면서 제주가 물망에 오른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제주 구단은 10년간 연고를 옮기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2006년 서귀포로 이전했고, 이후 서귀포시가 2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
이 문제는 리그 초반 선두를 달리다 5위로 추락한 것만큼이나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제주 홈 팬들은 동요했다.
일부 팬들은 "이제 겨우 제주의 축구에 정을 붙였는데 떠나면 어떡하냐"며 격분하고 있다. 이런 팬들의 마음을 아는지 제주 구단 관계자는 13일 "팩트는 내년 1월 31일까지 계약이 돼 있는 것과 제주 구단은 제주도와 협력 관계라는 점이다. 현재까지 용인의 제안을 받은 적도 없다. 제주도와 재협상할 것"이라는 말만 남겼다.
'흔들리는 팬심(心)을 잡기 위해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대해 제주 구단은 "논란의 중심에 서고 싶지 않다. 지금은 모든 역량을 K리그에 집중할 때"라고 일축했다. 제주 구단은 공교롭게도 이날 리뉴얼을 이유로 홈페이지를 전면 폐쇄했다.
이에 제주 홈 팬들은 자신이 속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구단이 나서서 팬들에게 해명하고 설명해도 모자랄 판에 홈페이지를 닫은 것은 이해 불가"라며 "(왜 연고 이전설에 대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못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제주 구단의 연고지 이전 여부는 하반기 본격적으로 진행될 서귀포시와 협상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