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원(36) 기수의 소감에는 우승마 '장산파워'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임 기수는 30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제35회 일간스포츠배 대상경주에서 '장산파워'의 등에 올라 짜릿한 우승을 거머쥐었다. 임 기수 개인에게는 생애 두 번째, '장산파워'에게는 첫 번째 대상경주 우승이었다.
임 기수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10여 년간 관리사로 일하다가 2013년 늦깎이로 기수의 길에 들어섰다. 기수 합격 이후에도 경주로를 밟기까지 시간이 걸렸고 데뷔하던 해에는 낙마 사고를 당해 9개월 넘게 쉬는 등 다사다난한 기수 인생을 보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데뷔 3년 만에 100승 고지에 올랐고, 올해 1월 열린 세계일보배에선 기수 인생 첫 대상경주 우승을 거머쥐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일간스포츠배 대상경주 우승으로 한 해에만 벌써 두 차례 대상경주 우승을 차지하며 국내 최정상 기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경주는 시작부터 선행으로 치고 나와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방심할 수 없는 레이스가 펼쳐졌다.
임 기수는 "이겨서 기분이 좋다. 막판 추격을 당했지만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코차로 우승해 한층 짜릿했다"며 "전개가 생각보다 잘 풀렸다"고 경주에 대한 만족감을 전했다. 함께 우승을 일궈 낸 '장산파워'에 대해서는 "그동안 크게 성적이 나오진 않던 말인데 이번 우승이 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며 "나도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 우승마 '장산파워'는?
유명 씨수말인 '메니피'의 자마인 '장산파워'는 총 출전 횟수가 7회로 출전마 중에선 가장 경험이 적었다. 하지만 7번 중 4번의 레이스에서 1위를 차지하며 57.1%의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었다. 또한 순발력과 스피드가 좋은 마필이라 선행 및 선입 전개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유력한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다.
대상경주를 앞두고 최근 4번의 경주에서 모두 중장거리에 출전해 적응력을 쌓은 점이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 지난 6월에 열린 1700m 경주에서도 출발선부터 결승선까지 선행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는데 이번 일간스포츠배에서도 출발부터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추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박재우 조교사는 "우리 마방의 마필 수가 적어 대상경주에 집중적으로 신경을 썼는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와 무척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