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준은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된 일본 가고시마 유망주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야수(13명) 중에선 이재원과 함께 최고참. 1군 주전급 멤버지만 유망주들과 함께 일찌감치 몸을 만드는 중이다. 휴식이 아닌 훈련을 택했다. 그는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비례했다. 지난해 커리어 하이인 홈런 19개를 때려냈다. 6월에만 홈런 11개를 몰아치면서 생애 첫 KBO 리그 월간 MVP를 수상했다. 6월 28일 수원 kt전에선 3연타석 홈런을 폭발시키기도 했다. 2017년에는 20홈런에 대한 기대치가 있었다. 입지도 더 넓어질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경쟁에서 밀리면서 1군 출전 빈도 자체가 낮았다. 베테랑 박정권과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 등에 밀려 기회를 잡지 못했다. 시즌 성적은 타율 0.233(90타수 21안타)·6홈런·16타점. 공격 전 부분에서 개인기록이 반 토막 났다.
최승준은 "돌아보면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쳤던 게 가장 아쉽다. 경기 출전도 많이 줄어들면서 어느 때보다 힘들게 보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3월초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 중 조기 귀국길에 오른 게 화근이었다. 미국 플로리다 1차 스프링캠프 자체 청백전에서 베이스 러닝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제대로 된 훈련을 소화할 수 없었다. 일찌감치 인천으로 돌아와 강화 퓨처스파크에서 별도로 몸을 만들면서 시즌을 준비했다. 개막전 엔트리 합류는 불발됐고, 시즌이 꼬였다.
누굴 탓하진 않는다. 그는 "아픈 것도 내 잘못이고, 성적이 부진한 것도 내 잘못이다. 모든 것을 인정하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몸을 낮췄다. 이어 "타격 부분에서 보완할 점이 많다고 느꼈다. 하나하나 말하기 힘든 정도다. 얻어가는 캠프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K 입장에선 최승준의 반등이 필요하다. 박정권과 함께 출전 시간을 양분하면서 1루를 맡아줘야 팀 타선이 더 강해진다. 그는 "올해 같은 시즌을 보내지 않게 비활동기간에 준비를 꼼꼼하게 할 생각이다. 시즌 초반부터 잘 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