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은 오는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스타디움에서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최종전 일본전을 치른다.
이근호의 출전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는 1차전 중국전과 2차전 북한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E-1 챔피언십을 준비하던 중 무릎 통증이 왔다. 이후 통증은 나아졌고 경기에 출전하는 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호는 정상 훈련을 모두 소화하며 한일전 출전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 대표팀에는 이근호의 활동량과 투지가 필요하다. 1차전에서 한 수 아래의 전력인 중국과 2-2로 비겼고, 2차전 북한전에서는 상대의 자책골로 가까스로 1-0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많은 축구팬들이 대표팀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화끈한 공격력과 투혼이 넘치는 플레이를 갈망하고 있다.
이근호는 지난 11월에 열린 A매치 2연전 콜롬비아와 세르비아전에 출전해 축구팬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대표팀 선수 중에 단연 돋보였다. 한국 축구의 희망을 제시했다. 이근호가 그때의 흐름을 이어 대표팀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어 줘야 할 때다. 침체된 대표팀을 살려 내야 한다.
상대는 일본이다. 설명이 필요 없는 최대의 난적이다. 일본에 승리하지 못한다면 대표팀은 다시 최악의 분위기로 추락할 수 있다. E-1 챔피언십 우승컵도 일본전에 달렸다. 일본은 2연승으로 승점 6점, 한국은 1승1무로 승점 4점이다. 일본을 잡는다면 우승팀은 한국이다. 사상 첫 E-1 챔피언십 2연패를 달성할 수 있다.
이근호에겐 개인적으로도 일본에 갚아야 할 '빚'이 있다.
그는 A매치 80경기를 뛰면서 일본을 5번 만났다. 이근호는 일본을 상대로 총 230분을 뛰며 2승2무1패를 기록했다.
시작은 좋았다. 2007년 7월에 인도네시아 팔렘방에서 열린 2007 동남아 4개국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3~4위전에 이근호는 교체 투입돼 총 81분을 뛰었다. 연장전에서도 0-0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한국이 6-5로 승리했다. 이근호는 한국의 세 번째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켰다.
이후 이근호는 일본에 지지 않았다. 2008년 2월 동아시안컵에서 1-1 무승부를 거둔 뒤에 2010년 2월 동아시안컵에서는 3-1 승리에 공헌했다. 2010년 5월에 열린 친선경기에서도 2-0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이근호가 일본을 만나 패한 것은 단 한 번뿐이다. 하지만 그 유일한 패배의 상처가 너무나 컸다. 한일전 역사상 가장 치욕스러웠던 패배, 바로 '삿포로 참사'다.
2011년 8월에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한국은 일본에 0-3 참패를 당했다. 이근호는 선발로 출전해 후반 7분까지 뛰었지만 한국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일본은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카가와 신지(28·도르트문트)가 2골, 혼다 케이스케(31·파추카)가 1골을 넣었다. 1974년 한일정기전 1-4 대패 이후 최다 실점 패배였다. 1골도 넣지 못한 채 3골 차 패배를 당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후 한일전의 무게 추는 일본으로 기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