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1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즌 2차전에서 12-0으로 승리했다. 변수 속에서도 버텨냈다. 선발투수 송승준이 2회 1사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물러났지만, 마운드에 오른 진명호가 5회까지 막아줬다. 그사이 타선은 모처럼 집중력을 발휘하며 17안타·12득점을 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2연승을 거뒀고, 역시 첫 위닝시리즈까지 확보했다.
3회까지는 투수전 양상. 넥센 선발 에스밀 로저스는 롯데 타선을 1안타로 막았고, 선발 송승준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2회 1사에서 내려간 롯데도 불펜투수 진명호가 '깜짝' 호투를 했다.
승부의 추는 4, 5회 롯데의 공격에서 기울어졌다. 4회말 선두타자 손아섭이 사구로 출루한 뒤 채태인과 이병규가 연속 안타를 치며 만루를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나선 전준우가 우중간 방면 뜬공을 쳤고, 우익수의 포구에 맞춰 홈으로 쇄도한 손아섭이 선취점을 올렸다.
추가 득점이 이어졌다. 앤디 번즈가 우측 방면 텍사스 안타를 치며 만든 재차 만루 기회에서 신본기가 2루 베이스를 스치는 2타점 적시타를 쳤다. 롯데가 3-0으로 앞서갔다.
5회 공격에서도 기세가 이어졌다. 김문호가 안타, 손아섭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채태인이 좌익 선상 2루타를 치며 김문호를 불러들였다. 다시 손아섭이 3루를 지켰다. 이병규가 뜬공을 치며 다시 한 번 태그업 득점에 성공했다.
6회 공격에서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1사 2·3루에서 손아섭이 좌전 적시타, 채태인이 주자일소 2타점 좌중간 2루타를 쳤다. 후속 이병규의 좌중간 타구는 넥센 야수의 글러브에 들어갔다가 나왔다. 이후 번즈의 신본기의 적시타가 연달아 터지며 추가 3득점했다. 6회에만 7득점. 12-0으로 앞서갔다.
6회초 마운드에 오른 오현택은 최근 롯데 허리진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다운 투구를 했다. 공 6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냈다. 7회 마운드 오른 구승민, 8회 박시영, 9회 노경은도 실점하지 않았다.
이날 승리의 1등 공신은 갑자기 마운드에 오른 두 번째 투수 진명호다. 5회까지 11타자를 상대하며 모두 범타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최근 몇 년 동안 부상과 군 복무로 1군 무대에서 활약이 미미했지만, 올 시즌 1군 불펜투수로 합류했고 비교적 안정감 있는 투구를 보여줘왔다. 이날 '깜짝' 호투를 보여주며 2009년 1라운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롯데가 올 시즌 가장 완벽한 경기를 보여줬다. 지난 9일 LG와의 주말 3연전 2차전부터 경기력 자체는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롯데는 4번 타자 이대호를 선발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저조한 성적과 주장이라는 중압감에 시달리는 선수에게 마음을 다스릴 기회를 줬다. '이대호까지 터지면 올라간다'는 전망이 짙어진 경기다. 전환점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