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호·채수빈 주연의 '로봇이 아니야'는 로봇이라는 소재를 내세웠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이보다 먼저 촬영한 작품이 서강준·공승연 주연의 '너도 인간이니'.
지난해 6월께 촬영을 시작해 겨울이 돼 끝났다. 그러나 중국발 사드로 인해 동시 방송이 힘들었고 방영 시기가 계속 밀렸다. 결국 촬영 시점일로부터 1년이 꼬박 지난 지금에서야 베일을 벗는다. 이미 로봇극이 하나 나와 흥행에 실패, 당연히 어깨가 무겁다.
차영훈 감독은 31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KBS 2TV 새 월화극 '너도 인간이니' 제작발표회에서 "이 작품을 기획하고 촬영에 들어간 것은 2016년 10월이었다. 기획에 있어서는 '로봇이 아니야'에 비해 뒤처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작품과 차별화를 생각할 즈음 이미 촬영이 끝나있었다. 우리 작품 안에서 시청자를 설득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작품에 차별점을 녹여내기는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에 몰입하다보니 남신3의 마음에 몰입하고 이해하게 된다. 내가 사람이고 남신3가 사람인데 둘을 구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철학적인 고민까지도 하게 됐다. 로봇으로 만들어졌지만 점차 발전해가고 우리와 같은 감정을 가지게 된 존재가 인간을 사랑하게 됐을 때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서강준은 극중 1인 2역이다. 사람에서 로봇으로 바뀐다. 쉽지 않은 연기 변신. 서강준은 "잘할 수 있을까 부담도 컸다. 지상파 첫 주인공이라 본분에 충실하고 싶었다. 1인 2역 잘 보여주자는 생각이었다. 공승연과 동갑내기다. 현장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대본을 재미있게 읽었고 1인 2역 자체가 배우들에겐 로망이다. 살아있는 생명이 아닌 고철을 연기하는게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기존의 로봇 영화를 보며 참고도 했다. "'아이 로봇' '바이센테니얼 맨' '에이아이' 등을 참고했다. 특히 '에이아이' 아이의 연기가 인상 깊었다"고 덧붙였다.
김성령은 극중 서강준의 엄마 오로라를 연기한다. 얼핏 서강준과 모자 보다는 연인처럼 보이기도 한다. 김성령은 "로봇이 실제 일상생활에 나타났을 때 이런 감성이 생길 수 있겠구나 싶더라"며 "서강준과 연기하며 여러번 심쿵했다. 극중에서 남신3와 남신과 호흡했고 서강준이라는 한 배우가 연기를 했다.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기대했다. 촬영을 진행하다보니 같은 인물로 생각하게 되지 않더라. 구분이 명확히 됐고 빨려들어가더라"고 말했다.
'너도 인간이니'는 욕망으로 가득한 인간 세상에 뛰어든 인공지능 로봇 남신3가 인간미 가득한 여자를 만나 진정한 사랑과 인간다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AI 휴먼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