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백화점과 대형 마트 문화센터에 직장인들을 위한 강좌가 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변화로 분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25일부터 가을 학기 문화센터 강좌의 접수를 시작한다.
이번 가을 학기는 봄여름 학기보다 직장인들을 위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관련 강좌를 50% 이상 늘린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20∼30대 직장인을 위한 '디제잉 스쿨'을 비롯해 '100만원으로 떠나는 효율 여행' '감성 여행 사진 찍기' 등 강좌가 마련됐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직장인들의 취향에 맞춘 문화센터 강좌 92개를 신설하고 평일 저녁 시간과 주말에 집중적으로 배치한 바 있다. 체형 교정과 근력 향상을 위한 '보디 밸런스 필라테스', 직접 천연 비누와 화장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직장인 천연 비누와 화장품'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일반적인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는 주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요리·꽃꽂이 등이 대세였다"며 "하지만 최근 퇴근 이후 문화 체험이나 자기 계발에 중점을 둔 강좌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 역시 직장인들을 겨냥한 워라밸 강좌를 늘리는 추세다.
이마트는 직장인 대상 강좌를 지난해보다 30% 가까이 늘려 9월 7일까지 문화센터 가을 학기 수강 인원을 모집 중이다.
점포당 400여 개 강좌, 전체 1만여 개 강좌가 개설됐다. 이 중 저녁 프로그램으로 등록된 강좌가 900여 개로 전체 강좌의 8~9% 정도 수준이다.
아직 대형 마트 문화센터가 낮 시간대에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좌가 많지만 지난해에 비해 30% 가까이 늘어났다는 것이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홈플러스도 전국 125개 문화센터를 통해 약 2500개 강좌 운영하고 있는데, 전체 강좌 중 500여 개를 퇴근 이후 강좌로 채웠다.
롯데마트는 전국 68개 문화센터에서 평균 400~500여 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롯데마트에서 평일 오후 시간대에 진행하는 강좌는 전체의 약 7% 정도다.
롯데마트는 워라밸 시대를 맞아 평일 저녁 시간을 활용한 직장인 강좌를 전체 강좌의 10% 이상으로 지속 늘려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