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는 영화 '상류사회(변혁 감독)'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변혁 감독과 주연배우 박해일 수애가 참석해 영화를 처음으로 공개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박해일·수애를 비롯해 라미란·윤제문·이진욱 그리고 김강우가 특별 출연한다.
대한민국 정·재계 민낯을 낱낱이 까발리는 '상류사회'는 블랙코미디의 탈을 쓴 문제작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가장 높이 오를 수 있는 욕망만 바라보고 달리는 장태준과 오수연 부부와, 이 과정에서 부부조차 알지 못했던 얽히고 설킨 관계를 맞닥뜨리며 혼란과 함정에 빠진 후 정체성을 찾으며 중심을 잡아간다. 누구나 한번쯤 상상하고 꿈꿔 볼 수 있는 '사람'의 이야기다.
애초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염두하고 제작된 작품인 만큼 소재부터 영상미까지 최근 몇 년간 개봉한 작품 중 가장 자극적이라 봐도 무방하다. 극 안팎에서 한 배를 타게 된 박해일과 수애는 부부이자 동지, 또 동료로 극 전체를 이끈다. 다만 예술로 포장된 윤제문의 정사신은 쓸데없이 길고, 특별출연한 김강우는 쓸데없이 섹시해 극과극의 놀라움을 자아낸다.
변혁 감독은 "'상류사회'는 이 시대의 에너지를 담은 작품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역동적이면서, 긍정적이면서, 상승하려는 욕구가 강렬한 서울 생활에 대한 이야기다. 항상 자기보다 조금 높은 곳을 향해 달려가기 마련인데 그것이 긍정적일 땐 나은 미래가 되지만 지나치면 욕심과 탐욕이라 불리게 된다. 그 선에 대해 다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잘 몰라서 꿈꾸기만 하고, 어떻게 보면 너무 잘 알아서 눈 감고 싶은, 지향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평범한 두 부부에서 시작했다"며 "결국 어느 선에서 멈출 것인지, 아니면 더 갈 것인지 그 경계를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해일은 이번 영화에서 경제학 교수이자 촉망받는 정치 신인 장태준, 수애는 야망으로 가득 찬 미래미술관 부관장 오수연으로 분해 생애 가장 파격적인 도전을 감행한다.
수애는 "미술관 부관장 역할을 맡았는데 나에게는 낯선 직업이었다. 전문적인 디테일을 보여주고 싶어서 업계 종사자를 찾아서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며 "영화에서 구두를 신고 걷는 신이 많은데 평소에는 하이힐을 신지 않는다.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이 든다"고 전했다.
박해일은 "해 보지 못한 캐릭터라 호기심이 들었다. 박해일이라는 배우가 장태준이 한 번 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책 안에 들어가서 장태준에게 주어진 상황들, 감정들을 해 보고 싶다는 것이 큰 욕망이었다. 제대로 놀아본 것 같다"며 "'욕망'이라는 단어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다채로운 인간의 군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박해일과 수애는 부부 호흡을 맞춘데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해일은 "굉장히 독특한 부부다. 시나리오 읽을 때보다 촬영할 때 더 실감났다. 각자 전문성이 있다보니 목표를 향해 동지처럼 나아가고, 연기를 할 때도 수애 씨를 친구, 동료처럼 대하게 되더라. 처음이었지만 대사 주고 받는 것이 편했다"고 밝혔다.
수애 역시 "촬영하면서 신기했다. 촬영을 시작 할 땐 동지였는데, 끝내고 나니 오히려 가장 내 편이고 내 민낯을 보여준 남편이었다"고 진심을 표했다.
가깝지 않지만 가까운, 그들만의 세계지만 결국 우리의 세계 속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그려낸 '상류사회'는 2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