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래퍼' 서울 강서 대표의 김윤호가 래퍼 옌자민으로 데뷔했다. 브랜뉴 뮤직에 둥지를 틀고 본격적인 프로의 세계로 나왔다. 크루 키프클랜 수장으로 여러 믹스테잎을 발매하고 다양한 무대에 올랐지만, 그는 "어쩐지 책임감이 더 느껴져요"며 데뷔 싱글을 소개했다.
옌자민의 첫 싱글 '트래블 온 마이 마인드'는 스페인을 여행하며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담은 트랙으로 구성됐다. 커버도 직접 찍은 사진들로 구성, 옌자민의 감성을 가득 담았다. 첫 번째 곡인 '올라'는 스페인에서 영감 받은 라틴 베이스의 힙합곡이다. 소속사 선배인 범키가 피처링은 물론 직접 작곡 작사에도 참여해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두 번째 곡인 '플라시보'는 현재 한국 힙합씬에서 가장 어리고 핫한 크루인 키프클랜(HAON(김하온), 빈첸(VINXEN), Webster B, Young kay(김민규), Mayer soo, a.mond(방재민), 조웅) 멤버 전원이 함께 완성한 트랙이다. 크루 리더인 옌자민의 데뷔 싱글 발표를 축하하는 의미로 함께 모였다.
옌자민은 "크루 멤버들이 별말은 안 해줬고 열심히 하라고 했어요. 크루가 다 모인 건 리더라서 가능한 일 아닐까요?"라고 웃었다. 또 "언젠가 고척돔 콘서트를 열고 싶어요. 힙합으로 고척돔 채우는 가수는 없잖아요. 마니아에 국한하지 않고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래퍼가 되는 게 꿈이에요"라는 당찬 목표를 밝혔다.
-데뷔하는 기분은. "'고등래퍼'라는 따뜻한 곳 안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데뷔는 차갑고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 발을 내민거라 뜻깊지만 한편으로는 두렵고 부담감도 있다. 곡에 대한 평가가 어떨지 궁금하다."
-브랜뉴뮤직에 둥지를 튼 이유는. "아직은 부족하지만 회사가 내 발전 가능성을 알아봐준 것 같다. 어떤 방식으로 음악생활을 하고 싶고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이라고 말씀드렸던 기억이 난다. 크루가 있지만 내 노래를 서포트해줄 회사가 필요해 브랜뉴뮤직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크루와 회사의 차이가 있다면. "크루는 친구고 회사는 직장이라 신경 써야할 게 많고 책임감이 따라야 하는 일이다. 확실히 마음가짐을 달리 하려 한다. 많은 사람들에 사랑받고 싶어서 메이저 세계에 왔다. 대중성 있는 노래가 멋이 없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 스타일은 유지하면서도,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히트곡을 만들고 싶다."
-대중성 있는 노래의 특징이 있나. "비트만 들어도 차트에 오를 노래인지 아닌지 어느정도 감은 온다. 차트에는 말랑한 소스들의 악기가 사용된 힙합 장르가 오르더라. 대중들이 강한 비트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나는 둘다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키프클랜은 어떤 색깔의 크루인가. "크루의 색은 무지개다. 여러가지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성향의 아티스트이 모여있는 게 별로라서 처음부터 다양한 매력의 친구들을 만났다.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 뭉쳐서 만든 끈끈함이 우리 크루 인기 비결이다."
-멤버 전체 성인이 됐다. "이제야 20대의 감정을 노래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단어 선택이 조금 폭넓어졌음을 느낀다. 10대만의 힙합도 좋지만 새로운 멤버를 들일 생각은 없다."
-스페인 여행은 어땠나. "그 곳에서 느낀 감정과 영감을 바탕으로 '올라'가 나왔다. 들뜨고 신나는 분위기를 느껴서 비트도 정열적인 감성이었으면 했다. 특히 맛있는 걸 굉장히 많이 먹었다. 가사에도 음식이 많이 나온다. 원래 여행은 먹으러 다니는 거다. 여행 다녀온 후 컴퓨터에 저장된 사진을 보고 가사를 썼다."
-고백 가사인데 실제 경험담인가. "아니다. 내 사랑이야기를 노래로 만들긴 어려울 것 같다. 스페인 남성들이 여성들에 접근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봤다. 자연스럽게 다가가서 데이트를 신청하더라. 그 분들이 잘됐는지 모르지만 그 순간에 집중해 러브송을 만들었다. 루시라는 스페인의 흔한 이름을 빌려 가상의 대상을 설정했다."
-'플라시보'는 크루 앨범에 어울리는 노래같다. "키프클랜 앨범에 넣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에 충실한 싱글을 빨리 내고 싶었다. 최근에 힙합씬에서 약물관련한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 리스펙하는 분들이었지만 그 문제는 비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젊은 세대들을 대변해 꼬집고 싶었다."
-일종의 디스곡인가. "디스는 절대 아니다. 마약에 손을 대는 건 옳지 않지만 래퍼로선 좋아하고 리스펙하는 분들이다."
-키프클랜 내부에도 규칙이 있나. "키프클랜은 절대 나쁜 짓은 하지 않기로 했다. 만약 약을 한다면 그 순간 영구제명이다. 서로 전화번호도 지우고 절대 만나지 않기로 했다. 우리끼리 매일 '나쁜 짓을 할거면 인연을 끊자'고 말한다."
-래퍼로서의 목표는 뭔가. "유행을 따라가지 않고 본인만의 스타일이 있는 친구라는 피드백을 받고 싶다. 오래 쉬었던 사운드클라운드도 활발하게 활동하려고 한다. 롤모델은 빈지노인데, 빈지노 형처럼 힙합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줄 수 있는 래퍼가 되는 게 꿈이다. 힙합으로 고척돔 채우는 가수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