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이다. 무더위를 피하러 해수욕장이나 계곡으로 발길을 옮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올해 뜨거워진 K리그도 피서를 보내려는 축구팬들의 발길을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워터파크를 비롯한 다양한 시설과 이벤트가 눈길을 끈다. 축구와 바캉스를 함께 즐기는 이른바 '축캉스'다.
K리그1·K리그2 각 구단들은 지난달부터 다양한 휴가철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어린이 팬들을 위해 워터 슬라이드, 대형풀장 등 물놀이 시설을 활용하는 건 기본이다. 2011년부터 여름철마다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 대형 워터 슬라이드를 설치하고 운영했던 FC서울은 올해도 워터파크와 쿨링 존을 운영한다. 수원 삼성도 수원월드컵경기장 중앙 광장에 워터 슬라이드, 수중 풋살을 즐길 수 있는 에어바운스를 마련해 선수들과 물총 싸움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최근 들어 이같은 워터파크 시설은 경기장 안에서도 즐길 수 있다. 2017년에 대전시티즌이 처음 경기장 내 관람석 뒷편에 미니 워터파크를 운영했다. 뒤이어 올해는 수원FC가 수원종합운동장 내 육상트랙 위에 워터사커, 슬라이드, 페달보트 등이 마련된 대형 워터파크 '워터 캐슬'을 운영해 팬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K리그 최초로 홈 경기장 내에 '풀(똥)석' 18석을 마련했다. 테이블이 있는 경기장 좌석과 미니 풀장이 함께 마련돼 축구 경기와 물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원일권 제주 마케팅팀 사원은 "축구와 풀장이 이원화되는 것보단 풀장을 통해 축구의 매력을 동시에 전할 수 있는 고민을 함께 했다. 그 과정에서 풀석이 탄생했다"면서 "18석을 준비했는데 130개 팀이 문의할 만큼 호응이 좋았다. 풀장이 설치된 뒤 홈 경기엔 8249명이 찾아 올 시즌 평균 관중(4654명)을 크게 웃돌았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저감 차원에서 최근 서울 광화문광장 등 공공시설에 도입된 '인공 안개' 쿨링 포그(cooling fog)는 올해 축구장에서 더위를 식히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는 지난달 말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재정 후원을 받아 부산 구덕운동장 내에 일반석과 프리미엄석 출입구, 난간에 쿨링 포그를 설치했다. 쿨링 포그를 통해 주변의 온도가 3~4도 가량 낮아지고, 먼지와 오존 발생까지 줄여 대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효과까지 있다. 부산뿐 아니라 FC서울, 상주 상무, 아산 무궁화도 쿨링 포그를 도입해 축구팬들의 쾌적한 관람을 도울 계획이다.
여름철에만 선수와 팬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도 눈길을 끈다. 2014년부터 여름철 홈 경기에서 승리하면 물대포를 쏘며 팬들과 함께 승리를 만끽하던 수원 삼성은 올해도 홈 경기 승리시 '승리의 물대포 세리머니'를 펼칠 계획이다. 울산 현대도 서포터즈석에 전·후반 시작 및 종료, 울산 득점, 승리의 포토타임 진행 시점에 물대포를 쏘면서 무더위를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