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아이돌' H.O.T. (강타, 문희준, 장우혁, 토니안, 이재원)가 고척돔에 입성했다. 1996년부터 2019년 발매곡까지 세기를 초월한 세트리스트로 팬들과 새로운 추억을 만들었다. 과거에 머문 '탑골가요'가 아닌 현재진행형 아이돌로 무대를 채웠다.
H.O.T.는 20일 오후 8시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2019 High-five Of teenagers concert'(2019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스 콘서트) 첫날 공연에 올라 1만8000명의 관객과 마주했다. 이번 공연은 일요일까지 총 3회로 펼쳐진다. 지난 8월 2일 티켓 오픈 당시 15만명이 동시 접속하고 7분 만에 3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던 공연이나, 현장엔 4층을 중심으로 빈좌석이 보였다. 강타의 사생활 논란으로 인해 취소표가 풀린 것으로 보인다.
상표권 분쟁과 멤버의 사생활 논란 속에 무대에 오른 H.O.T.는 더 알찬 세트리스트를 마련하고 연휴도 반납하고 연습한 결과물을 꺼냈다. 강타는 "1년만의 공연이라 감회가 새롭다. 팬 분들이 많이 기다리셨을 것을 생각하며 이번 공연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히 준비했다"고 자신했다. 또 이제껏 보여주지 않은 퍼포먼스 무대도 마련해 신곡 없는 공연의 아쉬움을 달랬다. 토니는 몸을 아끼지 않고 춤을 추다 의상이 찢어지는 불상사를 맞기도. 문희준은 "원래 이 타이밍에 옷을 갈아입는 것은 없었다"고 말했고, 토니는 "과격한 춤을 추다 바지 밑단이 뜯겨 조금 다른 화이트톤의 하의로 갈아입었다"며 웃었다.
H.O.T.는 1996년 발매한 '전사의 후예' '널 사랑한 만큼' '캔디'부터 2000년 나온 '아웃사이드 캐슬' '그래! 그렇게!'까지 뜨겁게 달렸다. '위 아더 퓨처'는 고척돔을 찾은 모두를 1997년 그 당시로 돌려놓았고, '빛' '열맞춰' '우리들의 맹세'는 1998년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오프닝곡인 '아이야!'는 H.O.T.가 세기말인 1999년에 발매한 앨범 타이틀로, 세기를 넘나드는 공연을 예고하기도 했다. 멤버들은 "10대 시절 데뷔했는데 이젠 막내가 어디 가면 막내가 아니다. 마흔이란다"면서도 "노래를 들으면 그 시절로 돌아가는 듯 하다. 힘차게 함께 즐겨달라"고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중간 영상에는 1996년 H.O.T.를 처음 만난 여중생이 30년이 지나 다시 이들을 그리워하고 찾아온다는 스토리를 담아 공연의 몰입도를 높였다. 다섯 멤버의 솔로 무대도 마련됐다. 2001년 나온 강타의 '스물 셋', 이재원이 2005년 낸 솔로곡 '내 이름을 불러줘'부터 토니안의 '톱스타'(2011), 문희준의 'Op.T'(2016년 '문희준 20주년 기념앨범' 버전)에 이어 장우혁은 최근 낸 '스테이'로 무대에 올랐다. 특히 장우혁은 현역 아이돌과 견주는 완벽한 근육몸매로 상반신을 탈의해 고척돔을 달궜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빛'을 부르며 멤버들이 고척돔 한 바퀴를 도는 무대였다. 곳곳의 팬들과 눈을 맞추고 선물을 전달하며 한결같이 응원해준 팬들에 감사함을 전했다. 이동카를 타고 중앙 돌출무대에 모인 멤버들은 '캔디'로 추억을 한 번 더 자극했다가 본무대로 모여 '행복'으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