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2년 넘게 왕좌를 지켜온 모바일 게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리니지2M'과 넥슨의 대작급 신작 'V4'가 출격해서다. 현재 진행 중인 사전 예약자 수만 봐도 이들 신작이 기존 강자들을 제치고 톱5 입성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기존 강자들이 수성을 위해 업데이트를 준비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신·구 강자의 순위 싸움이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롭다.
리니지 형제들의 모바일 전쟁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의 독보적인 1위는 모바일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인 리니지M이다. 2017년 6월 21일 출시돼 이틀만에 구글 앱마켓 매출 1위에 올랐으며 2년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정상을 지키고 있다.
수 많은 신작들이 도전했지만 리니지M을 왕좌에서 밀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오는 11월 중순께 출시될 엔씨소프트의 차기작인 모바일 MMORPG 리니지2M이 형인 리니지M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리니지2M은 사전 예약부터 대박이 났다. 지난 9월 5일 사전 예약을 시작한 이후 7시간 만에 100만명이 몰렸으며 18시간 만에 200만명을 돌파했다. 그리고 5일째 300만명, 32일째 500만명을 넘어서 550만명을 향하고 있다. 이는 리니지M이 갖고 있던 역대 최단·최다 사전 예약자 기록을 깬 것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
리니지2M은 사전 캐릭터 생성 서버도 100개가 최종 마감됐다. 지난 15일 시작해 2시간 만에 최초 오픈한 서버 100개가 모두 마감됐으며, 각 서버의 수용 인원을 늘려 재개한 캐릭터 생성도 8일 만에 또 다시 마감됐다. 이에 지난 25일 새 서버 10개를 추가로 열었다.
리니지2M이 출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정식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 정도 반응이라면 리니지M을 충분히 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 리니지2M은 리니지M과는 그래픽 자체가 다르다. 리니지M은 초기 도트 그래픽에서 풀 HD로 옷을 갈아입긴 했지만 요즘 모바일 게임의 화려한 그래픽과 비교하면 아주 낡은 느낌이다.
이에 비해 리니지2M은 모바일 최고 수준의 4K UHD급 풀 3D 그래픽으로 개발되고 있다. 또 모바일 3D MMORPG 최초의 충돌 처리 기술, 1만명 이상 대규모 전투가 가능한 모바일 최대 규모의 원 채널 오픈월드 등 기존 모바일 게임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도 적용됐다.
리니지M은 최신 갑옷과 무기로 무장한 리니지2M의 출시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생각이다. 조만간 대규모 콘텐트를 업데이트해 왕좌 지키기에 나선다. 이를 위해 29일 4번째 에피소드의 콘텐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아무리 한 지붕 아래 형제라도 1등 자리를 내줄 수 없다는 것이다.
두 자식의 대결을 지켜봐야 하는 엔씨로서는 나쁘지 않다. 두 게임이 1,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면 히트 게임을 두 개씩이나 갖게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리니지M 이용자가 리니지2M으로 옮겨가는 '자기잠식(카니발리제이션)'이다.
엔씨 입장에서는 리니지M 이용자가 빠지지 않고 리니지2M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모바일 게임 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견고히 할 수 있다.
V4·달빛조각사 등 톱5 경쟁도 치열 예상
넥슨의 V4도 모바일 게임 시장의 판세를 흔들 기대작으로 꼽힌다. V4는 10년 넘게 '리니지2' 등 PC MMORPG을 개발해온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가 처음 개발한 모바일 MMORPG라는 점에서 톱5 진입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V4는 모바일 환경의 한계를 뛰어넘는 '인터 서버 월드', 전략적인 전투 지휘가 가능한 '커맨더 모드', 자산 가치를 지켜주는 '자율 경제 시스템', 하이엔드 그래픽으로 구현한 '6개 테마의 오픈 필드' 등으로 차별화했다.
V4는 리니지2M보다 빠른 내달 7일 구글·애플 양대 앱마켓에 정식 출시돼 이용자를 먼저 모을 수 있어 유리한 편이다.
다만 최근 진행한 서버 선점 이벤트에서 마감된 서버는 45개로, 리니지2M의 100개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고 45개가 적은 것이 아니어서 리니지 형제들에 이어 톱3 진입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만만치 않다. '라이즈 오브 킹덤즈'와 '달빛조각사' 등 비교적 최근 나온 게임들이 이제 막 톱5 안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장르인 달빛조각사는 MMORPG의 거장으로 불리는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처음으로 개발한 모바일 MMORPG로 출시 후 단숨에 톱3에 안착했다. 서비스 초반 서버 점검과 여러 오류로 문제가 있었음에도 구글 매출 순위 상위권에 오른 것은 경쟁력을 갖춘 게임이라는 방증이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11월 모바일 게임 시장의 판도가 2년여 만에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순위가 바뀌더라도 장르는 다 모바일 MMORPG다. 모바일 시장에서 MMORPG 장르의 대세는 계속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