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KBO 리그 대표 외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제는 소속 리그가 달라진 서로에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한화의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10일(한국시간) 키노 스포츠콤플렉스(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장종훈 수석 코치가 외인 타자 제러드 호잉(31)과 한참 동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손목 스윙을 하는 모습을 보아 타격 기술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내 두 사람이 크게 웃는 장면이 포착됐다.
차기 시즌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요인이 생겼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이유는 천적이 리그를 떠났기 때문이다. 2015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롯데 소속으로 뛰었던 좌완 레일리다. 그는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 신시내티와 마이너 계약을 하고, 스프링캠프를 준비 중이다.
호잉은 레일리를 상대로 22타석에서 1안타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한 시즌에 평균 3~4차례 만나선 투수다. 개인 타율, 팀 기여도 모두 영향을 미친다. 수석 코치와 선수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 상황을 반겼다.
레일리의 얘기가 나온 이유가 있었다. 두 선수는 지난 9일에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한화 소속 외인 채드 벨과 워윅 서폴드 그리고 전 두산 외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 전 삼성 외인 타자 다린 러프도 함께 했다.
호잉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면 시간을 내기 어려울 것 같았다. 선수의 아내들끼리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고, 밀워키의 스프링캠프를 준비 중인 린드블럼이 스코츠데일 잠시 마련한 거처에 선수와 가족들이 모두 모여 핫도그를 먹었다"고 전했다.
대화는 당연히 야구였다. 미국 무대에서도 서른 살이 넘으면 노쇠화가 우려된다고 한다. 자신들의 야구 커리어에 대해서 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자리에 모인 선수 모두 1번 이상 재계약을 했다. 야구, KBO 리그라는 공통 소재로 웃음꽃을 피웠다.
호잉은 레일리와의 천적 관계를 묻자 "안타 1개밖에 치지 못했을 것이다"며 민망한 모습을 보였다. "타율이 1푼 이상 오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되묻자 "조쉬 린드블럼, 김광현도 리그를 떠났다"는 말로 웃으며 응수했다. 모인 선수들은 새 출발을 앞두고 서로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 넣어줬다. 호잉은 "경기에서는 경쟁심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그라운드를 벗어나면 친구고 동료다. 모두 잘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