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했던 7연패에서 탈출해 분위기를 반전한 흥국생명이 봄 배구로 가는 길목에서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다.
흥국생명은 2020 도쿄 올림픽 예선전 휴식기 이후 첫 경기였던 1월 14일 IBK기업은행전에서 3-0으로 이긴 뒤 한 달 넘게 승리가 없었다. 선두를 맹렬히 쫓던 흥국생명은 어느새 3위로 처졌고, 이제는 4위 KGC인삼공사에 쫓기는 처지가 됐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13일 GS칼텍스전에서 져 7연패를 당한 뒤에 "(2014년 사령탑에 오른 뒤) 이렇게 긴 연패는 처음이라 지금이 가장 힘든 것 같다"고 했다.
흥국생명으로선 다행히도 16일 한국도로공사전을 통해 7연패에서 탈출했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1~2세트를 가볍게 따내 신승을 바랐으나 이후 연속 두 세트를 내줘 결국 5세트 승부까지 이어졌다. 7연패 도중 5세트 승부에서 4차례 패배가 포함되어있을 만큼 막판 승부에서 열세를 보였던 흥국생명이지만, 17일 경기에선 승리에 대한 절실함으로 연패를 탈출했다. 한국도로공사전에서 졌다면 심적으로 더욱 쫓길 수밖에 없었다.
흥국생명은 현재 부상 선수가 많다. '에이스' 이재영이 무릎 부상으로 휴식기 이후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13일 GS칼텍와 경기에는 '외국인 선수' 루시아 프레스코(등록명 루시아)가 아킬레스 건염, '국가대표 리베로' 김해란은 가벼운 무릎 통증으로 아예 코트에 나서지 않았다. 이들 셋이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훌쩍 넘는다.
선수들의 출전 의지가 강한 데다 출전을 강행할 경우 경기에 내보낼 수 있었으나 박미희 감독은 이들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고 향후 남은 경기를 고려해 '선택과 집중'을 한 것으로 보였다. 박미희 감독은 "(선두 추격보다) 3위 수성이 먼저이지 아닐까 싶다"면서 "앞으로 총력전을 바란다"고 했다.
7연패를 탈출한 흥국생명의 다음 일정은 굉장히 중요하다. 상대가 최근 5연승을 달리며 무섭게 쫓아오는 KGC인삼공사여서다. 현재 3위 흥국생명과 4위 KGC인삼공사의 승점은 5점 차에 불과하다. 단순한 한 경기를 넘어 승리와 패배가 미치는 영향은 엄청 차이 난다. 봄 배구 진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양 팀 모두 승리가 절실하다. 그래서 흥국생명은 이재영의 부상 복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박 감독은 "이재영도 준비를 시킬 것이다"고 했다.
이번 시즌 맞대결에선 2승2패를 기록 중인 양 팀은 한 차례씩 아픔을 주고받았다. 3라운드 맞대결에선 흥국생명이 4세트 10-20의 열세를 극복한 뒤 5세트마저 따내며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자 인삼공사는 4라운드 맞대결에서 1~2세트를 내줬으나 5세트까지 끌고 가 20-18로 승리했다. 5연승의 출발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