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2020 신입사원④] 정우영에 이어 올해도…즉시 전력감으로 떠오른 LG 김윤식
등록2020.04.08 06:05
이 정도로 장기화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사그라질 줄 모른다. 2020 KBO 정규시즌 개막 역시 기약이 없다.
당초 3월 28일로 예정됐던 개막일을 4월 중순으로 한 차례 미뤘던 KBO는 지난달 24일 긴급 이사회에서 정규시즌 개막을 4월 20일 이후로 다시 미뤘다. 그러나 그 후에도 사회적 긴장감은 전혀 완화되지 않았고, 5월 개막은 물론 경기 일정 축소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선수단과 팬들의 감염을 막고 안전을 지키는 것이 리그 강행보다 중요하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한다. 다만 그 누구보다 벅찬 마음으로 개막을 준비해왔던 이들의 마음이 타들어가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각 팀의 '새얼굴'들. 대망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앞두고 뜻밖의 암초에 부딪힌 김광현(세인트루이스)처럼, KBO 리그에도 아직 새로운 출발선에 설 그날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신입 사원'들이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기다리는 일간스포츠가 그 안타까운 이름들을 한 발 먼저 소개하기로 한 이유다. 〈일간스포츠 야구팀〉
지난해 신인왕 정우영을 배출한 LG는 올해에도 새 얼굴에 거는 기대가 크다.
2019년 1차지명 대졸 투수 이정용은(24)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재활을 마치고 1군 데뷔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올해 1차지명 투수 이민호(19)도 1군 진입을 목표로 점차 눈도장을 찍고 있다.
그 가운데 2020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에 지명된 김윤식(20)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신인으로 1차 호주 시드니, 2차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참가해 마지막까지 선배들과 구슬땀을 흘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개막이 늦춰진 가운데, 청백전에도 가장 자주 얼굴을 선보였다. 현재까지 청백전에 4차례나 등판해 8이닝 9피안타 1실점, 평균자책점 1.13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김윤식은 "마운드에서 투구하는 밸런스와 제구력에 자신감이 있다"고 말한다. 광주 진흥고 3학년이던 지난해 고교 무대에선 11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했는데, 41⅔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56개를 뽑아냈다.
LG는 김윤식의 지명했을 당시 "제구력과 투구 밸런스가 좋고, 팔 회전이 뛰어나다. 경기 운영능력도 뛰어나고 수비력이 좋다"며 "즉시 전력감으로 1군 무대 빠른 진입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장의 평가도 비슷하다. 청백전에 자주 등판한다는 건 그만큼 코칭스태프의 기대 역시 높다는 의미다. 류중일 LG 감독도 "지금 구위는 왼손 투수 중에 가장 낫다. 공을 던질 줄 안다"고 칭찬했다. 공을 직접 받아본 포수 유강남과 지난해 신인왕 출신 정우영 역시 김윤식의 가능성을 높게 본다.
김윤식은 '좌완 투수'라는 이점을 갖고 있다. 최고 구속 140km 중반대의 직구와 함께 신인답지 않게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진다. 최근에는 최일언 투수코치로부터 투심 패스트볼을 배워 연마하고 있다.
보직은 미정이나, 올해 신인 중 가장 빠른 1군 데뷔가 기대되는 자원이다. 지난해 정우영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두각을 나타내 개막 엔트리에 승선했듯, 김윤식 역시 개막 엔트리 합류가 예상된다.
현재로선 중간 계투로 기용될 가능성이 좀 더 높다. 최일언 투수코치는 "불펜에서는 당장 출전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청백전에 불펜으로 나선 3경기에선 총 5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2일 잠실에서 열린 청백전에서는 선발 테스트를 받기도 했다. 결과는 3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1실점. 선발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4~5선발에 대한 불안함을 안고 있는 팀 사정을 고려하면, 개막까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보직이나 기용법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류중일 감독도 이를 시사했다. 당장 올해는 아니더라도 향후에는 선발로도 뛸 수 있는 재목이란 평가다.
김윤식은 "신인왕에 대한 생각과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신인왕보다 1군에 올라가는게 목표다. 만일 실력을 보여드릴 기회가 온다면 좋은 모습으로 1군에 오래 있고 싶다"고 했다.
그의 롤 모델은 LG 역대 최고 좌완 투수 이상훈이다. 어느 타자든 주눅 들지 않고 힘 있는 피칭을 하고 싶어서다. 김윤식은 "마운드에서 항상 패기 있게 던지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또한 인성이 좋고 예의 바른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