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경기장 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롯데 구단에 엄중히 경고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백브리핑에서 "롯데의 홈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거리 두기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다수가 모여있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야구·축구 등 프로 스포츠의 관중 입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었는데, (관중 입장) 초기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롯데 구단에 경고하기로 했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차원에서도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문체부가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겠지만, 추후 이런 일이 발생하면 관중 확대는 물론 10% 입장 허용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발 방지를 위한 강도 높은 실행을 롯데 구단에 요구한 것이다.
정부가 특정 구단을 지목해 직접 압박할 만큼, 지난 28일 사직구장 상황은 심각했다. 이날 사직 NC전에서 롯데 구단은 처음으로 관중을 들여보냈다. 문체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구장별로 수용 가능 인원의 10% 이내의 관중만 입장하도록 한 가이드라인에 따랐다. 26일 서울 잠실구장, 고척스카이돔, KT위즈파크 등에 2000명 안팎의 관중이 모였다.
이틀 후 사직구장에는 981명이 입장했다. 사직구장 수용 가능 인원 2만4500명의 4%만 들어온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밀집해 앉았다는 점이다. 롯데 구단은 원정팀 NC의 3루측 내야 지정석을 텅 비워놓고, 롯데 1루측 익사이팅존을 예매하도록 한 것이다.
팬들은 사방으로 좌석 한 칸씩 띄어 앉았지만, 옆 사람과는 50㎝(좌석 간 실측 거리는 48.5㎝)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일행끼리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도 보였다. 방역 당국이 최소한으로 당부한 1m 거리 두기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롯데는 28일 경기가 끝난 뒤 29~30일 NC전, 7월 31일~8월 2일 KIA전 티켓을 일괄 취소한 뒤 재판매한다고 알렸다. 비난이 쏟아지자 롯데 구단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사전 판단이 미흡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